[씨네21 리뷰]
<수퍼 디스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음악다큐멘터리
2019-11-27
글 : 이주현

2014년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의 공연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주호 감독은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성공적인 공연 이후 이들의 미래가 이들의 음악처럼 흥겹고 화창하리라 예상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해외 활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자극을 받으려는 이들의 시도는 생각만큼 쉽지 않고, 약속한 2집 앨범 발매는 계속 연기된다. 미래를 고민하기보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해 보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인디음악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의 곰사장과 밴드의 리더 나잠수와 다른 멤버들간의 의견 차이마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생각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숱한 밤들이 그렇게 흘러간다.

<수퍼 디스코>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음악다큐멘터리다. 나잠수, JJ 핫산, 김간지, 지, 홍기로 이루어진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디스코음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와 자신들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예외없이 춤을 추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가진 밴드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레이블을 떠난 뒤엔 붕가붕가레코드의 간판 밴드가 되었다. 영화를 통해 드러나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진짜 매력은 음악과 퍼포먼스가 아닌 다른 데 있다. 질리거나 지치지 않고 음악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끝까지 궁리하는 태도. 바로 그 태도 덕에 술탄 오브 더 디스코와 이들의 음악이 새롭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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