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허슬러> 월 스트리트의 사기꾼들을 응징한다
2019-11-27
글 : 이나경 (객원기자)

뉴욕 월 스트리트의 상류층들이 즐겨 찾는 스트립 클럽의 댄서 데스티니(콘스탄스 우)의 생활은 녹록지 않다. 운 좋게 팁을 받더라도 클럽에 떼이기 마련이고, 할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애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용기를 내 클럽의 리더 격인 최고의 댄서 라모나(제니퍼 로페즈)를 찾은 데스티니는 폴댄스를 추는 방법부터 각종 인기 비결을 전수받고자한다. 급격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어느덧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클럽을 휘젓는다. 하지만 이도 잠시, 2008년 9월 미국 전역을 덮친 최악의 금융위기는 클럽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후 각자의 길을 걸으며 자연스레 연락이 끊어졌다 재회하게 된 두 사람.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멤버들을 모으고, 클럽을 찾지 않는 손님들을 직접 찾아가며 불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금융위기로 서민들을 거리로 나앉게 만든 월 스트리트의 사기꾼들을 응징한다는 적절한 명목도 갖추고 있다. <허슬러>의 가장 큰 미덕은 개성 넘치고 입체적인 댄서 캐릭터를 그려내는 배우들에게 있다. 제니퍼 로페즈, 콘스탄스 우, 릴리 라인하트, 줄리아 스타일스의 우정과 연대, 팀플레이를 통해 영화의 중심 리듬을 형성하는데, 기존의 스트립 클럽을 소재화했던 장르를 전복하며 통쾌함은 두배로 커진다. 빌보드 7관왕에 빛나는 래퍼 카디 비와 싱어송라이터 리조의 깜짝출연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2015년 <뉴욕 매거진>에 실린 실화를 각색한 칼럼을 토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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