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올레 게르슈터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라라>가 7년 만에 나왔다. 2012년 데뷔작 <오 보이>가 그해 최고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뒤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 보이>가 방황하는 젊은이가 하루 동안 베를린 시내를 쏘다니며 겪는 부조리한 에피소드를 엮어놓았다면 <라라>는 60살 생일을 맞는 어느 불행한 여성의 하루를 보여준다. 첫 장면에서 라라는 동트는 새벽 창을 열고 의자 위로 올라간다. 곧 뛰어내릴 것같이 아슬아슬하다.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나 문을 열고 보니, 경찰이 라라에게 옆집 가택수색의 증인 역할을 부탁한다. 그렇게 시작된 이날은 아들 빅토르의 피아노 연주회가 열리는 날이다. 그날 아침 라라는 20장 남짓 남은 티켓을 모두 사들여 아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를 통해 그녀가 은퇴한 지 얼마 안된 공무원이라는 것, 이혼을 했다는 것, 어떤 심리적 문제 때문에 조기 은퇴했다는 것,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아들에게 자신의 꿈을 투사해 관계가 망가졌다는 것을 퍼즐처럼 맞춰갈 수 있다. 감독은 영화전문잡지 <에페데필름>과의 인터뷰에서 “라라는 비열하고 타인을 조종하려는 성격의 인물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해 상처받고, 외롭고 슬픈 존재다”라고 설명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짧은 대사의 힘과 영화 속 장소가 주는 감성”에 후한 점수를 줬지만,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영화 전반적으로 내가 당했던 걸 타인에게 갚는다는 주제 의식이 흐르고 있다. 그 때문에 인물 묘사가 일차원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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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슬픈 존재의 어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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