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너의 여자친구> 두 남녀가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
2019-12-04
글 : 장영엽 (편집장)

모태솔로 9888일째. 휘소(지일주)는 오직 로봇밖에 모르는 공대생이다. 대학 축제가 열리는 날도 여느 때처럼 남자 동기들과 VR 게임을 즐기던 그는 휠체어를 타고 동아리 부스로 돌진해온 혜진(이엘리야)과 마주친다. 장애인이 된 뒤 마음의 문을 닫고 살던 혜진은 자신을 편견 없이 대하며 고장난 휠체어를 직접 고쳐주는 휘소에게 호감을 느낀다. 사회성 제로의 외골수였던 휘소도 혜진 덕분에 처음으로 함께한다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몸과 달리 “목표한 곳 어디든 자유롭고 시원하게 날아서 팍 하고 꽂히는” 화살이 좋아 양궁선수로 활동하는 혜진을 보며 휘소 역시 오랫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자동차 운전을 시도해본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휘소의 폐소공포증이 재발하고, 두 사람의 관계도 흔들린다. <너의 여자친구>는 오랫동안 몸과 마음의 장애를 안고 살아온 두 남녀가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조명한 로맨스영화다. 두 남녀 주인공의 극복담 사이로 휘소의 모태솔로 친구들의 로맨스와 혜진의 가족에 관한 에피소드가 끼어드는데, 드라마에 유의미한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몰래카메라 소재를 웃음 포인트로 활용하는 등 윤리적으로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는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다. 드라마 <보좌관>에 이어 다시 한번 굳건한 여성상을 연기하는 이엘리야와 드라마 <청춘시대> 등으로 주목받은 지일주가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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