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권태기에 빠진 부부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질문하는 과정을 좇는다
2019-12-04
글 : 장영엽 (편집장)

영욱(김인권)과 연경(이나라)은 결혼 10년차 부부다. “너무 안 하고” 사는 것 같아서 사랑도 날짜를 정하고 나누는 이들의 관계에는 의무감만 남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경이 큐레이터로 일하는 갤러리에 영욱의 직장 상사 민식(서태화)이 찾아오며 권태롭던 부부의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연경은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민식이 싫지 않지만,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설렌다는 점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한편 영욱은 직장에서 친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지인의 아내와 동침한다. 부부관계는 영욱이 지방에서 일하게 되면서 더욱 위태로워진다. 민식은 영욱의 부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연경에게 접근하고, 영욱에겐 “인간은 모두 정사 본능이 있다”고 말하는 후배 재순(이서이)이 다가온다.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권태기에 빠진 부부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질문하는 과정을 좇는 섹스 코미디물이다. 제목처럼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마음을 질문하지만, 누구도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방점은 등장인물 각각의 심경 변화를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데 있다기보다 자극적이고 에로틱한 장면을 전시하는데 찍혀 있다. 이은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나라와 자유연애주의자로 분한 서태화가 극의 드라마를 담당하며, 김인권이 극중 다양한 여성들의 유혹을 받는 위기의 남자로 분해 웃음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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