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두 교황> 차이와 신념을 둘러싼 중심 메시지를 전한다
2019-12-11
글 : 이나경 (객원기자)

교황 베네딕토 16세로 잘 알려진 존 요제프 라칭거(앤서니 홉킨스)와 그의 뒤를 이어 교황 프란치스코가 되는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조너선 프라이스)의 일련의 만남을 극화한 작품이다.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죽음으로 가톨릭 추기경들은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선거를 지칭하는 말)를 위해 바티칸으로 모인다. 세번의 투표 끝에 보수적인 입장에서 가톨릭 신앙을 추구하는 강경파 라칭거가 교황 직위를 얻게 된다. 하지만 재임 기간 중 성직자들이 재단 소년들을 괴롭히고 바티칸의 기밀 유서가 유출되는 등 전무후무한 교회 스캔들에 휩싸인 라칭거는 자진해서 교황직을 내려놓고자 한다. 비슷한 시기, 스스로가 가진 마음의 짐 때문에 추기경직을 사퇴하려는 베르고글리오가 라칭거를 찾는다.

<두 교황>은 ‘두 교황’을 연기한 유능한 두 배우, 앤서니 홉킨스와 조너선 프라이스를 공들여 조명한다. 또한 흑백과 컬러, 다양한 화면비를 가진 이미지와 영상을 교차하며 영화의 리듬감을 형성한다. 두 사람은 비틀스 이야기를 하다가도 교회의 의미를 되짚고, 피자와 탄산음료를 마시면서 교회의 미래를 논한다. 피아노를 사랑하는 라칭거와 열정적인 축구광 베르고글리오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 또한 자주 포착할 수 있다. 따스함이 스며든 위트와 음악을 곳곳에 배치하는 것을 잊지 않는 점 역시 <두 교황>의 큰 미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비교적 유쾌하게 풀어내며 차이와 신념을 둘러싼 중심 메시지를 전한다. <시티 오브 갓>(2002), <콘스탄트 가드너>(2005) 등을 연출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신작으로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으로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을 받은 앤서니 매카튼이 각본을 썼다. 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함께하는 마지막 신은 관객이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은 채 극장 밖을 나서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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