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디에고>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을 생생하게 조명한 다큐멘터리
2019-12-11
글 : 김성훈

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손을 뻗은 채로 골을 넣어 ‘신의 손’ 논란을 일으킨 주인공. 마라도나 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사실이지만, 1984년부터 1991년까지 7시즌 동안 이탈리아 축구의 변방 나폴리를 유럽 축구의 최정상으로 올려놓은 그의 업적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이끈 이탈리아 남부의 가난한 구단 나폴리는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등 이탈리아 북부의 명문 구단들을 제치고 세리에A에서 2회, 코파이탈리아에서 1회, UEFA컵에서 1회 우승했다. 이 기간, 그는 고국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 결승전에 두번 올라 한번 우승했다. <디에고>는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을 생생하게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나폴리에 스쿠데토(리그 우승)를 달아주는 훈훈한 사연만큼이나 나폴리의 신(마라도나)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그는 카모라(나폴리 마피아)를 가까이 해 코카인에 빠지고, 여동생의 친구가 낳은 자신의 아들을 부정하는 등 사고를 치고 다닌다. 영화는 서서히 몰락하게 되는 과정을 이제껏 공개되지 않은 당시 마라도나의 영상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펼쳐낸다. 레이서 아이르통 세나를 다룬 <세나: F1의 신화>(2010)와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그린 <에이미>(2015)를 연출한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의 ‘천재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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