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카운트다운>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2019-12-11
글 : 김현수

사람의 생명줄을 쥐고 흔드는 악마의 장난인가, 아니면 지능적인 해커의 실수인가. 영화 <카운트다운>은 우연히 자신의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은 사람들이 하나둘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건을 다룬 공포영화다. 간호사로 일하는 퀸 해리스(엘리자베스 라일)는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재미삼아 다운로드받았다가 충격적인 경험을 한다.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가 자살을 했는데 그는 해당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로 소문났던 사람이기 때문. 겨우 이틀 정도 남았다는 기분 나쁜 안내를 잊고 살고 싶으나 말 안 듣는 동생 조던(탈리타 베이트먼), 성추행을 일삼는 파렴치한 직장 상사 설리번(피터 파시넬리) 등 절로 수명을 줄어드게 만드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일상을 점점 꼬이게 만든다. 영화는 병원에서 일하는 퀸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같은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맷(조던 캘러웨이)과 함께 애플리케이션 저주의 실체를 파헤치는 고군분투를 다룬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공포영화의 잔기술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죽음의 운명을 피할 길 없는 인물들이 어떻게 최후를 맞이하는지를 목격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스마트폰과 악마의 관계를 풀어내는 내러티브상의 설득력이 약하다. 일상 깊숙이 침투해서 버리려야 버릴 수 없는 스마트폰의 공포스러운 존재감을 활용하거나 부각시켰더라면 지금처럼 밋밋한 공포영화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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