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개봉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레드콤플렉스를 진단한 다큐멘터리 <애국자게임>이 ‘지록위마’라는 부제와 함께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이 시대에 제기해야 하는 질문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애국자게임2: 지록위마>를 시작했다”라는 경순 감독은 20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에 다시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석기 내란음모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2013년의 논란이 2014년의 정당 해산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안팎에서 경험한 이들의 인터뷰로 채워져 있다. ‘뒷담화’, ‘광장’, ‘지록위마’라는 테마의 3부 구성 아래 언론인, 인권활동가, 전 통진당 의원, 변호사 그리고 구속된 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카메라를 등지고 앉은 감독을 바라보며, 또는 그들끼리 둘러앉아 못다 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영화는 이들의 발언 중 나온 ‘찜찜함’, ‘거부감’, ‘자기검열’ 같은 키워드들로부터 다음의 논의를 이끌어내고, 각종 뉴스 영상을 또 하나의 프레임 안에 삽입한다. 그렇게 영화의 시선은 하나의 논쟁적 사건에 갖다댄 돋보기에서 사회 전체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로 확대된다. 관객은 그 흐름을 좇으며 5년 전, 3년 전 그리고 스크린을 마주한 지금의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의 광장에 어떤 생각으로 서 있는가를 되묻게 된다.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고,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에 특별초청됐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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