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매리> 세이렌 신화와 세간에 떠도는 배에 얽힌 미스터리를 활용한 공포영화
2019-12-11
글 : 임수연

플로리다에서 제일 가는 선장, 데이비드 그리어(게리 올드먼)는 99년도 독일산 레스몬드가 경매에 나오자 홀린 듯이 선박의 실물을 보러 간다. 딸과 같은 이름, ‘매리’(Mary)라고 불리는 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그는 무언가에 씐 사람처럼 차까지 팔아가며 배를 구입한다. 아내 사라(에밀리 모티머)는 세이렌 흉상이 달린 50년 된 고물배에 집착하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 사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매리호를 구입한 데이비드는 가족과 그를 따르는 선원들을 태워 항해에 나선다. 승선 이후에도 데이비드는 위험한 항로를 택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간다. 한편 이번 항해에는 딸 린제이(스테파니 스콧)의 남자친구 토미(오언 티그)도 함께다. 토미가 칼로 자해를 하다 데이비드를 죽이려고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배에 탄 사람들은 혼돈에 빠져든다. 매리호에 탑승한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기이한 증상을 보인다.

세이렌 신화와 세간에 떠도는 배에 얽힌 미스터리를 활용한 공포영화다. 매리호에 세이렌 흉상이 달려 있다는 설정부터 등장인물들이 세이렌을 멍하니 바라보는 이미지까지 직접적으로 고대 신화를 끌어온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 구조가 너무 노골적이라 보는 이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밀실 호러 효과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세이렌에 홀렸다’는 설정에 모든 것을 맡겨 모든 캐릭터가 수긍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게 만드는 건 게으른 서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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