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시동>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했다
2019-12-18
글 : 임수연

택일(박정민)은 요즘 되는 일이 없다. 공부가 싫어 자퇴를 했더니 엄마(염정아)는 학원이라도 다니라고 닦달하고, 학원비를 빼돌려 중고나라에서 구입한 오토바이는 고물이라 어디에 되팔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 배구선수 출신 엄마에게 또 맞아야 하는 현실에 울분이 터진 택일은 홧김에 집을 나간다. 만원으로 갈 수 있는 ‘아무 데’로 낙찰된 군산에서 만난 장풍반점은 배달부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고마운 곳이다. 마음씨 좋은 주인에, 가출 청소년도 그럭저럭 살 수 있게 해주는 중국집의 유일한 단점은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의 존재 그 자체다. 엄마보다 강력한 손맛을 자랑하는 그에게 시시때때로 맞으며 택일이 세상의 쓴맛을 알아가는 사이, 그의 단짝친구 상필(정해인)은 고리금융업체에 입사한다. 의외로 사채업자 세계가 폭력적이기만 한 것 같지 않고 풍족한 생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상필은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은 자신의 상태가 만족스럽다.

<시동>은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했다. 극적인 사건은 없지만 독창적인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원작의 매력을 거의 그대로 옮겼다. 가출 청소년들의 방황이 주된 소재지만 유쾌함을 잃지 않고, 그들의 고민을 가볍게 치부하지도 않는 균형감이 돋보인다. 다만 초중반까지 폭력을 활용하는 방식이 꽤나 위험한 순간들이 있는데, 폭력의 대상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마무리가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한다. <글로리데이>(2015)를 연출한 최정열 감독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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