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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장도연에게 더 많은 ‘말’을 허하라
2019-12-24
글 : 최지은 (작가 <이런 얘기 하지 말까?>)

2006년 Mnet <신동엽의 톡킹 18금>으로 방송을 시작한 장도연은 14년차 예능인이다. 태연한 얼굴로 상냥하게 독설, 아니 진실을 내뱉고 “어머, 저도 모르게 말해버렸네요!”라며 활짝 웃을 것 같은 장도연의 화법과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 태도에는 은근히 팬이 많다. 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박나래가 MBC <나 혼자 산다>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장도연에게도 딱 맞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어느 분야나 그렇듯 여성에겐 좀처럼 ‘완벽한 기회’가 오지 않는다.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 장도연이 맡은 역할은 ‘쇼 MC’라는 애매한 자리다. 호스트 이동욱과 초대손님 공유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장도연은 멀리 떨어진 별도의 무대에서 “여기도 있어요!”라며 손들어 존재를 어필한다. 방청객도 아닌데 화면에는 얼굴도 못 비춘 채 리액션으로만 끼어드는 어색한 상황이 이어진다. 하지만 스튜디오 토크와 야외 VCR, 상황극이 뒤섞인 어수선한 구성에서도 장도연은 웃길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엄마 같은 스타일’이 좋다는 이동욱의 멘트에 등짝을 철썩 때리면서 잔소리하고, 적극적인 여성이 좋다는 공유를 향해 “시간 되시면 결혼하실래요?”라고 무심한 척 던지는 순발력은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타이밍에 웃음이 터지게 만든다. 그러니까 궁금한 것이다. 이만큼 검증된 예능인이 있는데 언제까지 어깨춤만 추게 할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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