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와일드라이프> 경제적인 문제를 겪는 한 가족의 이야기
2019-12-25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1960년 몬태나주의 한 마을. 자넷(캐리 멀리건), 제리(제이크 질렌홀) 부부와 아들 조(에드 옥센볼드)는 이곳에서의 새로운 삶에 적응하려 애쓴다. 제리는 골프클럽에 취직해 성실하게 일하던 중 갑작스럽게 해고를 통보받는다. 고객과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는 것이 이유다. 제리가 직장을 잃자, 자넷은 바닥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애쓴다. 자넷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수영 강사 자리를 얻는다. 조는 사진관에서 조수로 일하며 나름의 몫을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제리는 TV에서 불타는 숲과 산불을 끄는 소방관의 영상을 마주한 뒤, 첫눈이 내리면 돌아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집을 나가버린다.

<옥자>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배우 폴 다노의 감독 데뷔작이다. 어딘가 폴 다노와 비슷한 인상을 주는 조 역의 에드 옥센볼드의 모호한 시선과 얼굴이 인상적인 방점을 만드는 가운데, 캐리 멀리건과 제이크 질렌홀의 안정적인 감정연기가 이를 탄탄하게 받친다. 리처드 포드의 소설이 원작으로,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몬태나의 스산한 풍경이 수채화처럼 흐릿하게 스며든다. 경제적인 문제를 겪는 한 가족의 이야기는 황금기 이후 미국이 처한 불안한 상황을 환기한다. 스펙터클을 강조할 법한 상황에서 욕망을 끝끝내 누르고 지연시키면서 인물들의 리액션에 집중하는 카메라의 선택이 인상적이다. 끝까지 인물에 대한 집중을 놓지 않는 성숙한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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