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고흐, 영원의 문에서> 고흐의 생애에서 폴 고갱과 만남을 시작점으로 삼아 그 이후의 시간을 담는다
2019-12-25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작은 카페에서 미술 작품을 전시 중이던 빈센트(윌럼 더포)는 전시 중단을 통보받는다. 유명 화가들과 단체전을 기획해 전시 허가를 받았으나, 실상은 그의 개인전이었던 탓이다. 이게 다 협업을 약속한 화가들의 변심으로 벌어진 일이다. 카페 주인은 ‘단 한명’만 그림을 보고 갔다고 강조하며 비꼰다. 곧 알게 되겠지만, 그 단 한 사람은 훗날 빈센트와 짙은 우정을 나누게 될 폴 고갱(오스카 아이삭)이다. 고갱과 우연히 만난 빈센트는 그에게 대화를 청한다. ‘새로운 빛’을 찾는다는 빈센트의 말에 폴은 “남부로 가라”고 말한다. 신의 계시라도 받은 양 빈센트는 그길로 프랑스 남부 아를로 내려가 새로운 작업을 시작한다.

고흐의 생애에서 폴 고갱과 만남을 시작점으로 삼아 그 이후의 시간을 담는다. 영화에서 회화성이 대개 정적인 프레임 잡기로 인식되는 데 반해 핸드헬드를 주된 방식으로 삼은 점이 주목된다. 영화는 <잠수종과 나비>(2007)를 만든 줄리언 슈나벨 감독의 작품임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고흐의 시점을 보여주는 것이 작품의 핵심임을 전한다. 윌럼 더포는 반 고흐의 마지막 나이를 훌쩍 넘겼음에도 마치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인다. 이 영화가 고흐를 주인공으로 삼은 다른 작품보다 더 ‘리얼’하게 체감된다면 그건 배우의 얼굴이 가진 힘 때문이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윌럼 더포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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