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차일드 인 타임> 서로를 위로하며 함께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2020-01-08
글 : 조현나 (영화평론가)

유명 동화작가인 스티븐(베네딕트 컴버배치)은 아내 줄리(켈리 맥도널드), 딸 케이트(베아트리체 화이트)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케이트와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던 스티븐은 계산을 하던 도중 케이트를 잃어버린다. 아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케이트의 행방은 묘연하다. 스티븐은 죄책감으로 인해 술에 의지하고 견디다 못한 줄리는 새로 집을 구해 나간다. 어느 날 스티븐은 친구인 찰스 부부에게서 줄리가 자신의 안부를 묻는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오랜만에 그에게 연락해 약속을 잡는다. 줄리에게 가던 도중 스티븐은 케이트의 환영을 보고 그 뒤를 정신없이 쫓아가다 한 술집에 이른다. 그는 그곳에서 낯설지만 낯익은 한 여인과 마주한다.

독립영화 제작사 ‘서니마치’(SunnyMarch)를 설립하며 제작자로 변모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첫 장편영화. 이언 매큐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자신이 이언 매큐언의 팬임을 강조하며 영화 제작 및 주연배우로 참여한 동기를 밝혔다. 영화는 사건의 극적 연출보다는 인물의 감정선을 그리는 데에 집중한다. 특히 공간을 통해 인물의 심경을 드러내는데 세 가족이 살던 아파트는 케이트를 찾을 것이란 스티븐의 희망을, 런던 외곽의 시골집은 케이트의 부재를 외면하려는 줄리의 심정을 대변한다. 일상에 드리운 케이트의 잔영은 오랜 시간 소원하던 두 사람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토대가 되어준다. 영화는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버랩하는 방식으로 생의 순환을 그리는데, 이를 깨달은 인물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함께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카메라는 이들의 상처가 자연스레 치유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다소 불친절하지만 찰스(스티븐 캠벨 무어)의 서사를 통해 아동에 관한 문제의식을 사회 전반의 이슈로 확장하려는 시도 또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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