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청춘빌라 살인사건> 인물들이 이빨을 드러내면서 극에 긴장감이 더해진다
2020-01-08
글 : 남선우

전직 깡패 수로(김영호)는 오랜 기간 형 동생 사이로 지내온 사채업자 만석(김정팔)에게 석연찮은 제안을 받는다. 이혼과 함께 엄청난 위자료를 요구하는 아내 정희(김태정)를 살해하는 대가로 30억원을 주겠다는 것. 수로의 목욕탕에서 일하는 직원이자 그의 부하 격인 동식(윤봉길)과 종기(강한샘)는 만석이 순순히 돈을 주지 않을 작정으로 함정을 팠을 것이라 예상하고, 귀가 얇은 수로는 분한 마음에 이들을 이끌고 무작정 만석의 집으로 향한다. 그렇게 수로, 동식, 종기, 만석, 정희 그리고 만석의 딸 민아(이승현), 아들 민수(백인호)까지 일곱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고, 30억원의 주인을 가릴 잔혹한 소동이 펼쳐진다. <청춘빌라 살인사건>은 한정된 공간을 활용해 인물들의 목적이 충돌하다 못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그린다. 반전을 거듭하며 인물들의 내력이 드러나고, 속셈이 폭로된다. 비록 욕망의 원인은 예상 가능하고 그 내용은 평면적이지만 어눌하거나 연약하게만 보였던 인물들이 이빨을 드러내면서 극에 긴장감이 더해진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폴댄스 신을 비롯해 인물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몇몇 시퀀스나 구체적인 가정폭력 묘사 장면은 특정 인물에게 축적된 분노를 짐작게 하는 한편 카메라가 취한 시선에 있어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2018년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수로 역의 배우 김영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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