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하다. 기자가 일러두기 전부터 <씨네21>에 게재된 프로듀서들 인터뷰 기사를 검색해서 읽고 준비할 것들을 체크했다는 말에서, 김진우 프로듀서가 일할 때 어떤 사람인지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스마트폰에 설치한 날씨 관련 애플리케이션만 12개라고 했는데, 촬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세먼지·일출·일몰·바람·물때(간조와 만조 사이의 시차) 등을 따로 확인하기 위함이란다. 그와 <파괴된 사나이> <내부자들> <마약왕>을 내리 함께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 <남산의 부장들>은 내용상 한국과 프랑스, 미국 로케이션을 오갈 수밖에 없는 대작이다. 제작진은 파리 개선문과 워싱턴 기념탑, 링컨 메모리얼 파크까지 스크린에 담아내며 실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의 취지를 비주얼적으로 완성했다. 김진우 프로듀서는 까다로운 과제를 해낸 실무자다. 파리의 경우 홍상수 감독과도 작업한 적 있는 남윤석 프로듀서가 도움을 줬지만, 현지 프로덕션의 힘을 받기 어려웠던 워싱턴 로케이션은 촬영 당일까지 온갖 변수에 대응해야했다. “허락을 받기까지 정말 힘들었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한 후에는 완벽하게 우리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돈을 주고 빌린 것이기 때문에 현장 통제를 경찰들이 모두 알아서 해줬다. 한국에서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이었다.” 주 40시간 근무제를 지키면서 65회차 만에 촬영을 마친 점도 인상적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마약왕> 때 함께한 촬영·미술·조명·연출·제작 등 팀원들이 거의 그대로 <남산의 부장들>도 함께했다. 때문에 스케줄과 관련해서 소통할 때 좀더 수월했다”고 한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김진우 프로듀서는 단편영화 작업에 뛰어든 학교 친구들과 함께하다가 뒤늦게 영화에 재미를 느낀 케이스다. 철두철미한 성격 때문일까, 친구들은 처음부터 그에게 프로듀서를 맡겼다. 사진을 전공한 만큼 촬영에는 관심이 없었냐고 묻자 “나이를 먹고 단편영화 촬영 정도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결국 영화 제작 전 과정을 두루두루 보는 일이 더 재밌다”며 제작팀에서 경력을 쌓은 이유를 전했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로서 꾸준히 일하고 싶다. 어떤 장르보다는 느낌에 끌리는 편이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 때문에 알 수 있는 감정이 있다. 그렇게 100% 감정을 이해하며 준비한 영화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고프로
“<곤지암> 현장에서 처음 접했다. 제작팀에 있다 보면 좋은 공간에 갔을 때 기록을 남기는 버릇이 생긴다. 스마트폰으로는 기대한 만큼의 화질을 얻을 수 없어서 로케이션 헌팅을 다닐 때도 고프로를 갖고 간다. 초광각이기 때문에 노 파인더로 막 찍어도 되고, 차에 달아놓고 풍경도 찍을 수 있다. 그렇게 기록을 해두면 언젠가 참고할 일이 생긴다.”
2020 <남산의 부장들> 프로듀서 2018 <마약왕> 프로듀서 2017 <곤지암> 프로듀서 2015 <내부자들> 라인 프로듀서 2013 <관능의 법칙> 제작팀장 2013 <뜨거운 안녕> 라인 프로듀서 2011 <체포왕> 제작부장 2010 <파괴된 사나이> 제작부장 2009 <오감도> 제작부장 2008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제작팀 2007 <기다리다 미쳐> 제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