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문신을 한 신부님> 신부를 꿈꾸지만 신부가 될 수 없는 20살 청년 ‘다니엘’
2020-02-12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20살 청년 다니엘(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의 꿈은 신부가 되는 것이지만 전과 때문에 그 꿈을 이룰 수 없다. 소년원에서 출소한 다니엘은 아는 신부의 도움으로 한 시골 마을의 목공소에 일자리를 얻게 된다. 그런데 뜻밖의 문제가 생긴다. 훔친 사제복과 충동적 거짓말로 마을 사람들이 다니엘을 신부로 오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신부 행세를 시작한다. 보통의 신부와는 다른 다니엘의 언행에 마을 사람들은 그를 반신반의하지만, 다니엘은 점차 마을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게 된다. 다니엘은 과거 마을에서 일어났던 비극적 사고의 유족들을 치유하는데, 그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면서 갈등을 겪는다.

폴란드 감독 얀 코마사는 종교와 속죄, 믿음과 불신, 위선과 참회 등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엮어냈다. 영화는 크게 두개의 축으로 진행되는데, 한쪽엔 가짜 신부 다니엘의 이야기가 있고, 다른 한쪽엔 지역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자리한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놓인 두 개의 이야기가 맞물리듯 교차되다 폭발하듯 끝난다. 영화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 다니엘 역의 배우 바르토시 비엘레니아다. 그는 범죄자와 신부, 미성숙한 청년과 진실의 목격자 등 극단을 오가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소화하며 존재감을 유지한다. 연기보단 외모에서 비롯된 설득력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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