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작은 아씨들> 그레타 거윅의 색채와 문법이 더해졌다
2020-02-12
글 : 이나경 (객원기자)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동명 소설 <작은 아씨들>에 그레타 거윅의 색채와 문법이 더해졌다. 영화는 성인이 된 네 자매의 인생을 조명함과 동시에 플래시백 구조를 취하며 이들의 유년 시절을 되새긴다. 작가라는 꿈을 위해 끊임없이 펜을 드는 둘째이자 극의 중심 화자 조(시얼샤 로넌), 배우가 되는 것 대신 사랑하는 이와의 가정을 택한 첫째 메그(에마 왓슨), 음악에 소질이 있지만 몸이 약한 셋째 베스(엘리자 스캔런), 파리에서 미술을 배우며 꿈을 좇는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와 네 자매의 어머니 마미(로라 던), 따뜻한 이웃 로리(티모시 샬라메), 집안의 대부호 마치 고모(메릴 스트립) 등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영민함과 유기적인 호흡이 발군이다. 이들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 안에서 파생하는 관계와 축적되는 감정을 유려하게 그려낸다. 한층 더 완숙하고 단단해진 연출력을 뽐내는 그레타 거윅은 원작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영리한 결말을 도출해낸다. 여성의 삶과 예술, 사랑과 가족에 대해 영화 곳곳에 녹여둔 그레타의 메시지 중 상당 부분은 시얼샤 로넌의 목소리를 빌려 스크린을 채우는데, 이는 두 사람이 처음 합을 맞춘 <레이디 버드>(2017)와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영화음악의 거장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이 적재적소에 활용되며 극의 생명력을 더한다. <작은 아씨들>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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