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의 눈 역할을 하는 음향탐지사 샹트레드(프랑수아 시빌). 그는 ‘황금 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미확인 잠수함의 존재를 놓치면서 동료들을 위험에 빠트린다. 이 사건 이후 전쟁에 대한 위기감은 점점 고조되고, 프랑스는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 핵잠수함인 ‘무적함’을 출항시킨다. 얼마 후 러시아 핵잠수함에서 프랑스 본토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프랑스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무적함에 핵미사일 발사를 명령한다. 그러나 러시아 잠수함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핵미사일이 아니었고, 모든 것이 테러단체의 음모임을 알게 된다. 무적함에서 핵미사일이 발사된다면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핵미사일 발사를 취소시킬 수 있는 절차는 없다. 상부에서는 무적함을 침몰시켜서라도 미사일 발사를 막으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샹트레드는 스텔스 모드에 들어간 무적함을 찾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다. <울프 콜>은 시각보다 청각에 집중해야 하는 클래식한 잠수함 액션영화다. 어두운 심해에서 소리에만 의존해 적의 존재를 추측해야 하기에 고요는 평화가 아니라 공포로 다가온다. 단지 음향이 액션을 고조하기 위해서 사용될 뿐 아니라, 주제와 관련되어 있기도 하다. 주인공은 자신의 실수로 동료를 위험에 빠트린 일을 자책하는데, 그때마다 귓가에서 ‘울프 콜’(경고음)이 맴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속에서 톱니바퀴와 다를 바 없게 된 인간이 느끼는 실존적인 고민을 담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영화다. 또한 이 영화가 긴장감을 지속하는 이유는 단지 액션의 측면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 적법한 명령을 따른 아군을 사살해야 하는가?’라는 주인공이 빠져 있는 도덕적 딜레마가 긴장감의 근원이 된다. 그들이 만든 절차가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관객은 진정한 적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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