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첫 화부터 약 4.9%의 시청률을 달성했으며, 점점 시청률이 고공행진하며 10화에서는 시청률 14%를 넘겼다. 이는 <SKY 캐슬>에 이은 역대 JTBC 드라마 최고시청률 2위의 기록이다.
<이태원 클라쓰>의 성공 요인은 탄탄한 원작, 시나리오 작가로 원작 작가를 기용한 점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태원 클라쓰>는 번뜩이는 신예부터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한 베테랑까지, 여러 쟁쟁한 배우들이 뭉친 드라마다. 누구 하나 평범한 이 없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살리며 극을 이끌고 있는 <이태원 클라쓰> 속 배우들. 그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그 첫 순서는 주인공 박새로이와 그의 든든한 조력자 4인을 연기한 배우들이다.
박서준 (박새로이 역)
박새로이 역을 맡은 박서준은 캐릭터와 찰떡같이 어우리진다. 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엄정화와의 로맨스를 보여주며 스타덤에 오른 박서준은 이후 영화 데뷔작인 <악의 연대기>에서 속내를 숨긴 복잡한 내면의 캐릭터를 맡아 보다 폭넓은 연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역시 박서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칠전팔기 열정을 불태우는 청년이다. 영화 <청년경찰>, 드라마 <쌈, 마이웨이> 모두 이런 박서준의 캐릭터성을 적극 활용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그가 연기한 박새로이는 감옥에서 원수의 자서전을 정독하고, 미래를 위해 망설임 없이 원양어선에 오르는 패기로운 인물이다. 박서준은 이런 새로이의 긍정적인 성격, 올곧은 고집을 적당한 무게감으로 담아냈다.
김다미(조이서 역)
탄탄대로의 정석이다. IQ 162의 소시오패스 조이서를 연기한 김다미는 2018년 박훈정 감독의 영화 <마녀>로 첫 주연작을 장식한 신예 배우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의 구자윤 역에 낙점된 김다미는 순수함과 잔혹함을 동시에 선보이며 그해 국내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었다. 뒤를 이어 선택한 작품이 <이태원 클라쓰>. 영화에 이어 첫 드라마 주연작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김다미는 <마녀> 개봉 당시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우로서 나의 무기는 평범함이라고 생각한다. 고정되어 있지 않기에 더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그 말게 걸맞게 김다미는 <마녀>, <이태원 클라쓰> 모두에서 비범한 역할을 소화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류경수 (최승권 역)
‘단밤(박새로이가 창업한 주점)’의 분위기 메이커 류경수를 연기한 최승권은 최근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라이징 스타다. 그러나 사실 그는 연극, 뮤지컬, 드라마, 단편영화 등 2007년부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온 13년 차 배우다. 그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은 2019년 개봉한 <항거:유관순 이야기>. 그는 유관순(고아성)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을 핍박하는 친일파 조선인 니시다로 분해 애매한 이념 속에서 이익을 위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저버리는 모습을 덤덤히 담아냈다. 그렇게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류경수는 이후 드라마 <자백>에서 섬뜩한 살인범을 연기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번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조직폭력배로 일했던 어두운 과거를 묻고, 개과천선해 단밤의 일원이 된 경수를 맡아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주영 (마현이 역)
트랜스젠더 요리사 마현이 역의 이주영은 이미 독립영화계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진 배우다. <조우>, <전학생> 등의 단편영화로 활동한 이주영은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장률 감독의 <춘몽>,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꿈의 제인> 두 편의 영화로 활약하며 빛나는 한 해를 맞이했다. 이후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의 조연으로 출연하며 브라운관에도 입성하며 얼굴을 알렸다. 2018년에는 <메기>에서는 천연덕스러운 생활연기와 피어나는 의구심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독특하게 풀어내며 BIFF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으며, 다음 해 <야구소녀>로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계의 스타가 됐다. 최근 방영된 <이태원 클라쓰> 12화에서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히며 통쾌함을 선사한 마현이. 그 당당한 눈빛과 표정은 이주영 만의 매력을 대변하는 듯했다.
이다윗 (이호진 역)
영화, 드라마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이라도 아마 한 번쯤은 그의 면목을 접했을 듯하다. 비상한 두뇌로 박새로이에게 힘을 보태주는 호진 역의 이다윗이다. 그는 아역 시절부터 4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배우다. 대표작으로는 장훈 감독의 <고지전>, 이창동 감독의 <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명왕성>, 유지태와 함께한 <스플릿> 등이 있다. 그 속에서 이다윗은 주로 ‘미성숙한 소년’을 연기하며 불안, 순수함 등 다양한 감정을 담아냈다. 이외에도 <더 테러 라이브>에서 복수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악인, <스윙키즈>에서는 광기에 휩싸인 북한군 등 색다른 톤까지 강렬하게 소화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보여주고 있는 순한 인상 속에 숨은 냉철함과 집요함은 그간 쌓아온 그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더해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