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네이버와 모바일 주제판을 함께 운영하기로 했을 때, 다양한 주제 선정안이 올라왔었다고 한다. 많은 안 중에 채택된 것은 바로 ‘영화’였다. 네이버 영화 주제판을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영화 콘텐츠 전문회사 씨네플레이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4년간 씨네플레이는 쉼 없이 성장했고 이제는 외연 확장에 눈을 돌리려 한다.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영화계 플레이어들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 OTT(Over the Top) 서비스 및 영화제와의 협업이 특히 눈에 띈다. 심규한 편집장에게 씨네플레이 운영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씨네플레이는 어떤 회사인가.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서 영화 주제판을 운영하는 회사다. 영화 주제판의 주요 콘텐츠를 제작하고, 네이버 내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와 매체사, 영화사 등의 콘텐츠를 찾아 편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루 세번 편성을 교체하고, 30∼40개 콘텐츠를 제작 또는 선정해 영화 주제판 설정자에게 제공한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만 4년차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다행스럽게도 론칭 이후 지금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다.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서 영화판을 구독하는 설정자도 계속 늘어났고, 일일 방문자와 페이지뷰도 마찬가지다. 설정자는 400만명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페이지뷰는 140만회에 이른다. 몇몇 인기 있는 콘텐츠는 모바일과 PC 메인을 합쳐 하루 동안 조회수 100만번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많이 읽히는 만큼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다.
-구독자들은 어떤 콘텐츠를 많이 보는지 궁금하다.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콘텐츠가 많이 읽힌다. 영화 비하인드처럼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콘텐츠와 언론 시사 반응, 관람객 평과 같은 입소문이 묻어있는 콘텐츠도 조회수가 높다. 개봉작에 대한 정보, 배우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는 글도 반응이 좋다. 베스트 5편, 추천 5편 같은 리스티클 콘텐츠는 늘 인기가 많은데 온라인 기반에서 잘 읽히는 콘텐츠 형식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인터뷰를 영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것도 반응이 좋다.
-실제 사용자나 관련 영화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나도 늘 궁금하다. 다들 어떻게 보고 계신지 자주 연락 주시기 바란다. (웃음) 온라인 콘텐츠의 특성상 사용자의 반응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회수와 댓글 반응, 공유된 횟수를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이것을 참조하여 늘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한다. 영화사 반응은 좋은 편인 것 같다. 기획이나 인터뷰 제안도 많이 온다. 일일이 다 대응해드리지 못할 지경이다. 전화를 정말 많이 받고 있는데 글 잘 봤다는 연락도 많지만, 영화 평가에 대한 섭섭한 이야기도 가끔 있다. (웃음)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라 전문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분명한 원칙은 있다. 내용이 충실하되 쉽게 읽혀야 하고, 재미있되 너무 가볍지 않도록 하자는 거다. 주간 회의 때 많은 아이템을 펼쳐놓고 고르고 골라 쓸 기사를 선택한다. 무엇보다 잘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의미 있는 기사라도 선택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플랫폼의 특성에 부합해야 한다. 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담아내느냐도 중요하다. 주제나 소재에 따라 글로 풀지, 영상으로 만들지 아니면 이미지로 표현할지 선택한다. 그렇다고 대중적인 면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주제판을 구독하는 분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평 위주의 글과 칼럼도 고정으로 게재하고 있다. 대중적이지만 전문성을 놓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초기에 비해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한 것 같다.유튜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방향을 생각하고 있나.
=영상 인터뷰나 기획물을 주로 제작 중이다. 특히 영상 인터뷰에 대한 영화사들의 반응이 좋다. 인터뷰에 언급된 내용을 자료를 첨부해 보여주고 여러 가지 효과까지 넣어 만든다. 긴 인터뷰를 짧게 요약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개봉하는 다수의 작품들이 영상 인터뷰 요청을 해오고 있어 내부 인력만으로 전부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다. 영상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싶지만 효율적인 운영이 숙제다. 영상은 내용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유용하지만 그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자된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시도하며 반응을 살피고 점차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배우들의 영상 콘텐츠가 영화 홍보 기간에 집중되어 차별점을 찾기 어려운데 이 점을 해소할 콘텐츠를 매니지먼트사와 협업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 또 영화 리뷰, 반응 등을 시의성 있게 다룰 수 있는 영상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주요 영화제 기간에 특별한 콘텐츠도 선보였던 것 같다.
=론칭 초기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국내 주요 3대 영화제는 별도 섹션을 만들어 영화제 기간 중 콘텐츠를 선보였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게스트였던 티모시 샬라메 단독 인터뷰도 씨네플레이가 함께했다. 그 밖에 작은 규모의 영화제에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처럼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영화제를 소개하는 데 영화 주제판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또 강릉국제영화제는 론칭 단계에서 홍보를 도왔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많은 영화제와 협업을 하고 싶다. 앞서 말한 두 영화제를 다녀왔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소개할 것이 정말 많더라.
-넷플릭스 등 OTT 업체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이들과의 협업은 어떤가.
=OTT 반응이 뜨거운 것은 관련 콘텐츠에 대한 반응으로 충분히 확인했다. OTT 서비스 신작들과 추천작 소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있고, 향후에 더 확대할 예정이다. 씨네플레이는 네이버 시리즈, 올레TV와의 협업을 통해 정기적으로 해당 서비스의 작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서비스 업체와 영화 주제판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와도 오래전부터 협업 중이다.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배우 내한 인터뷰나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박찬욱 감독 인터뷰처럼 주요한 이슈들을 함께하고 있고, 주말 정오에 넷플릭스 코너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다. 영화 주제판 이용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GV) 행사를 기획하고, 숨어 있는 창작자를 발굴해 자신의 콘텐츠를 노출할 기회를 제공할 생각이다. 영화계 구인/구직과 기획전/특별전 등을 홍보할 수 있는 게시판 기능도 만들 예정이다. 현재 씨네플레이의 콘텐츠는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 외에 카카오 1boon에서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