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간 입국 제한 조치로 한국영화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3월 말까지로 예정된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양국간 교류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고객들로부터 블루레이 타이틀과 <기생충> 각본집의 주문을 받고 있는 백준오 플레인 아카이브 대표는 “입국 제한 조치에 따라 일본행 항공편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배송 가능한 업체들을 검토 중이지만 배송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기생충>이 일본 극장가에서 흥행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 사태와 이번 입국 제한 조치가 <기생충> 각본집의 판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백 대표는 “<기생충> 각본집의 경우 한국어판만 출시되었는데도 일본에서 주문하는 양이 꽤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이번 입국 제한 조치가 연달아 터지면서 책을 찾는 사람이 줄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입국 제한 조치가 당장 일본영화 수입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상황이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다. <온다>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 <날씨의 아이>와 같은 일본영화를 주로 수입, 배급하는 강상욱 미디어캐슬 대표는 코로나19사태로 희석되었던 불매운동에 관한 한일 관계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매체에서 일본영화를 다루지 않아 신작 홍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사업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방도를 찾아보려 한다. 멀티플렉스를 임대해 일본영화 전용관을 운영하려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한일 입국 제한 조치가 장기화된다면 코로나19와 씨름하는 한국영화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