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오픈 더 도어> 상실감에 사로잡혀 진실을 외면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날카롭고 명료하게 경고하는 작품
2020-04-07
글 : 조현나

어느 날 갑자기 이고르(블라디미르 브도비첸코프)와 폴리나(옐레나 랴도바) 부부의 6살 된 아들 반야(세바스티안 부가에프)가 실종된다. 두 사람은 3년 가까이 반야를 찾아 헤맸음에도 결국 아이를 찾는 데 실패한다. 이후 두 사람은 한 고아원에서 자살사건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신원 불명의 아이와 마주친다. 이고르는 짐승처럼 으르렁대며 경계하는 아이가 탐탁지 않았지만, 폴리나는 이고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에 이끌린 듯 아이를 데려와 보살핀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는 반야의 모습을 닮아가지만 공격적인 태도는 사그라지지 않고, 폴리나는 그런 아이를 점점 무서워하며 이상증세를 보인다.

<오픈 더 도어>는 1928년에 발생한 와인빌 양계장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되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에 사로잡혀 진실을 외면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날카롭고 명료하게 경고하는 작품이다. 거울을 소재로 대상의 숨겨진 진실을 내보이는 과정, 그리고 좀비물에 퇴마 의식을 접합한 듯 느껴지는 문제해결 방식이 인상적이다. 끝내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들의 감정선은 이해가 되지만 특정 사건을 전후로 아이에 대한 태도가 급격히 반전되는 상황의 설득력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아이 역의 세바스티안 부가에프는 아역의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섬뜩하고 치열한 집중력을 보여준다. 제37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제경쟁부문 후보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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