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드라마 <부부의 세계> 심은우 - 인물의 감정을 따라, 자연스럽게
2020-04-14
글 : 조현나
사진 : 최성열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직감적으로 잘해낼 수 있는 감각. 나는 이런 게 중요한 것 같다.” 심은우의 직감은 정확했다. 그가 선택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단 2화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연일 화제에 올랐다.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현서 역의 심은우는 단연 눈에 띈다. 현서는 선우(김희애)에게 바람피운 남편 내쫓으면 그만 아니냐고 말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사랑해서 그렇다며 폭력을 일삼는 애인을 떨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 현서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기해내는 저 배우는 대체 누구일까. 호기심에 가득 찬 채로 만난 심은우는 생각보다 발랄하고, 예상보다 단단한 사람이었다.

-<부부의 세계> 방영 이후 반응이 뜨겁다. 이를 실감하고 있는가.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점점 생기고 있지만 아직 그렇게까지 실감나진 않는다. 다만 심은우 연관 검색어에 심은우 머리가 있어서 헤어디자이너 선생님이 좋아하신다. (웃음)

-<부부의 세계> 민현서 역에 캐스팅되었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

=진짜 좋았다. 속으로는 너무 기뻤지만 겉으로 담담한 척했다. 드라마 <미스티>를 재밌게 봐서 나중에 이 감독님과 같이 작품을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 감독님이 <부부의 세계> 연출을 맡으신 거다. 그래서 이 작품은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본을 읽어보니 한신 안에서도 현서의 감정이 섬세하게 변할 때가 많았다. 선우에게 남자친구를 “사랑해서 그래요” 하고 말하는 신이 특히 어려웠다. 이 신이 현서에게 굉장히 중요하겠구나, 싶어서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긴장하며 준비했다. 섬세한 감정 연기가 부담되는 만큼 배우로서 할 수 있는 표현의 폭도 넓다고 느낀다. 현서와 나는,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어딘가 비슷한 지점이 있다. 그래서 현서에게 몰입하기가 더 쉬웠던 것 같다.

-선우 역의 김희애 배우와 합을 맞췄다.

=주변에서 김희애 선배랑 연기하면 떨리지 않느냐고 자주 묻는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안 떨리겠니?” (웃음) 워낙 대선배다 보니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됐다. 2화에 선우가 현서를 데이트 폭력으로부터 구해주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는 초반에 촬영했다. 그 장면을 촬영하며 처음으로 김희애 선배가 선우로 보였다. 나도 심은우가 아닌 현서로 선우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고. 그 신을 촬영한 이후로 선배가 많이 편해졌다.

-언제 연기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나.

=중학교 2학년 때 <마리아 마리아>라는 뮤지컬을 처음 관람했다. 노래와 춤을 포함한 모든 것에 내 감정이 동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을 처음 느껴봤는데 무척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때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했는데 연극과 화면 연기 수업도 같이 들었다. 뭐 하나 고를 수 없게 다 재밌더라. 어떤 역을 연기할 때 그 인물의 감정에 깊이 동화되는 순간이 좋다. 그런 순간들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요가를 굉장히 열심히 하던데.

=요가를 하면서 나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배우는 직업 특성상 늘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하고, 또 내 연기를 보는 사람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포커스가 외부로 향할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져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연기가 좋고, 배우도 오래 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요가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는가.

=옛날부터 꿈이었는데 <비포> 시리즈의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처럼 하나의 역할을 나이 들어서도 계속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개인의 삶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두 사람이 무척 부럽다. (웃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억지로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운 배우. 실제 삶도 그렇게 살고 싶고. 또 어떤 역할을 맡아도 나만의 설득력이 있어서 사람들을 자연스레 감정적으로 동화시킬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

2018 <60일의 썸머> 2017 <폐쇄병동> 2017 <동구 밖> 2016 <윤리거리규칙> 2016 <걷기왕> 2015 <두 자매>

TV

2020 <부부의 세계> 2019 <아스달 연대기> 2018 <나쁜 형사> 2018 <라디오 로맨스> 2017 <수상한 파트너> 2017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2016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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