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천주교 집안의 막내 수환(이경훈)은 동네에서 ‘순한’이라고 불릴만큼 선한 심성을 지녔다. 교실에서 방귀를 뀐 친구가 부끄러워할까봐 수환 자신이 부끄러워하고, 시집간 누이가 낳은 또래의 조카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이기고 나서도 연민의 감정이 들어 고개를 파묻고 눈물을 흘린다. <저 산 너머>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소박하게 그린 드라마다. 생전 고인의 가르침만큼이나 정갈하고 반듯한 감정선은 풍경화 같은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순순한 감상을 남긴다. 다만 일제강점기와 천주교 박해와 같은 사회적 메시지가 녹아 있지만 그다지 뾰족하지 않아 아쉽다. 가난하고 힘든 상황을 견디는 어머니를 연기한 배우 이항나와 연민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굵은 눈물을 흘리는 아역배우 이경훈의 발견만큼은 값지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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