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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웨딩 인 뉴욕' 배우 줄리언 무어 - 영웅도 악당도 없다
2020-04-30
글 : 이주현

<애프터 웨딩 인 뉴욕>에서 줄리언 무어는 거대 미디어 그룹의 대표이자, 추진력과 책임감이 강한 여성 테레사를 연기한다. 성공한 여성 캐릭터에 줄리언 무어를 대입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실제로도 그녀는 지루할 틈 없는 필모그래피와 눈부신 연기를 통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글로리아 벨>(2018)에 이어 <애프터 웨딩 인 뉴욕>에서도 연기와 제작을 겸한 줄리언 무어는 미셸 윌리엄스와 깊고 섬세한 감정연기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배우로서 오랜 세월 영화 제작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았고, 영화에 다른 방식으로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 작품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게 된 건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세계 여행자>(2001), <트러스트 더 맨>에 이어 오랜만에 배우 빌리 크루덥, 감독 바트 프룬디치와 다시 만났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 이런 일들을 함께 겪어왔다는 게 놀랍고, 우리의 오랜 관계가 작품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수잔 비에르 감독의 <애프터 웨딩>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리메이크 과정에서 남성 캐릭터를 여성 캐릭터로 바꾸었는데, 이 과정에서 생긴 변화는 뭐라고 보나.

=성별부터 직업까지 바꾸는 등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주인공이 여자라서 선택의 명분이 더 필요했다는 점이 내겐 특히 더 흥미로웠다.

-테레사는 너무도 완벽한 여성처럼 보인다. 거대 미디어 그룹의 대표이자, 이상적인 가정의 엄마이며, 가족을 위해 쉽지 않은 선택까지 한다.

=테레사는 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여성이며, 늘 사려 깊지 않다는 부분도 좋았다. 자신의 인생을 굉장히 잘 이끌어오다가 이제야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을 마주한 여성을 연기한다는 게 무척 재밌었다. 더불어 테레사가 복잡한 인간으로 표현되길 바랐다. 영화 속에 영웅과 악당은 없다. 그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실제로 당신은 성공한 여성이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전기영화 <더 글로리아스>를 찍는 등 배우로서의 커리어는 여전히 흥미롭다.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는 비결은 무엇인가.

=진정한 리더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연기하게 된 건 정말 특권이었다. 그녀는 내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인물이다. 관대하고, 인내심이 많고, 친절하며, 변화를 믿고 항상 앞으로 나아간다. 영감을 받아야 할 때 그를 떠올린다. 그리고 난 내 일을 너무나 사랑한다. 사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고, 단지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다. 우리가 가진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다.

-코로나19로 미국 상황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나.

=지금은 모두에게 너무 힘든 시기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인 상황이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두렵고 슬프지만,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며 안전하게 지낼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되새기면서 모두가 무사하길 바란다.

사진 제공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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