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인간수업' 김동희 - 관찰하고 싶은 얼굴
2020-05-05
글 : 임수연
사진 : 백종헌

김동희는 누적 조회수 3억뷰를 돌파한 웹드라마 <에이틴> 주인공으로 데뷔해 JTBC 역대 시청률 1·3위 드라마에 출연했다(4월 29일 기준). 감히 확신하건대 그가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의 오지수 역에 낙점된 것은 신예 배우에게 전작이 보여준 흥행 이상의 기회일 것이다. 그리고 김동희는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하게 만들 만큼,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할 얼굴을 보여줄 것이다.

-<인간수업>의 오지수는 학업성적은 우수하지만 사회성은 떨어지고, 상상도 못할 범죄로 돈을 벌지만 그게 잘못인지는 모르는 캐릭터다. 신인이 연기하기 꽤나 어려운 인물인데 어떻게 접근해나갔나.

=집에서 대본을 읽으며 대사를 어떻게 치고 몸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미리 정하면 연기가 좋지 않았다. 감독님이 “현장 리허설을 많이 한 후 느껴지는 대로 움직여라, 테이크마다 달라도 된다”고 열어주는 쪽이다. 그런데 지수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던 게 많다. (기자, “전부 이해해서는 안되는 캐릭터니까.”) 그렇지. 앞으로 드라마를 하면서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싶다.

-자칫 시청자가 감정이입을 하거나 미화되어서는 안되는 캐릭터라서 연기하기가 더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힘은 관찰자 시점에서 지수를 지켜보게 하는 데서 온다. 이 아이는 과연 반성을 할까? 아니면 또 잘못된 선택을 할까? 의문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지수나 다른 캐릭터에 이입해서 보면 이 드라마를 제대로 따라갈 수도 없고 보는 사람이 말도 안되게 힘들어질 거다.

-‘센’ 장면이 많다 보니 너무 몰입하면 배우의 마음이 다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캐릭터는 100% 계산적으로 거리를 두고 연기하는 배우도 있다.

=100% 계산된 연기는 당시에도 지금도 절대 못한다. 마음을 다치지는 않았는데 계산 없이 몸을 던지느라 마지막회 찍을 땐 내가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지수가 밤을 새우면 나도 같이 3일간 잠을 안 잤다. 다시 연기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인간수업> 끝나고 <이태원 클라쓰>를 할 때 방향을 다르게 잡느라 큰 혼란이 왔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기운과 달리 사랑받을 만한 캐릭터는 거의 연기한 적이 없다. 친구에게 ‘어장관리’로 욕먹자 친구의 가정사를 비아냥대던 <에이틴>의 하민부터 드라마 중반 ‘흑화’하는 <이태원 클라쓰>의 근수까지.

=개인적으로 갖는 의문이기도 했는데 이제야 알게됐다. 이런 캐릭터가 나에게 어울리는구나! 지금껏 감독님들이 봐준 나의 장점이 그런 이중성이 담긴 얼굴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웃음) 나도 사랑 좀 듬뿍! 받고 싶다.

-데뷔작부터 주연으로 극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고 미래의 주 소비층이 될 10대에게 확실히 인지도가 있다는 게 강점이 될 수 있다.

=웹드라마에 매회 댓글이 수천개씩 달리며 바로 피드백이 온다는 점은 배우에게 장단점이 명확하다. 예고에 다니면서 연극·뮤지컬 주연도 하고 소속사 연습생을 하며 나름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에이틴>을 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카메라가 너무 무서웠고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 이후 드라마 <SKY 캐슬> <이태원 클라쓰>가 연달아 잘됐는데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형, 누나들이 걸어왔던 길을, 부족한 만큼 전력질주해서 뛰어가야 한다.

-아직 영화 출연 경험은 없다.

=지금 내 나이대(1999년생)가 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은 다 해보고 싶다. 대만 청춘영화 같은 거 정말 좋다.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2017)도 많이 돌려봤다. 사계절 바뀌는 신이 예쁜데 그런 장면도 찍고 싶고, 완전 까부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기회만 오면 진짜진짜 열심히 오디션을 준비할 거다. (웃음)

TV 2020 <인간수업> 2020 <이태원 클라쓰> 2019 웹드라마 <에이틴2> 2018 <SKY 캐슬> 2018 웹드라마 <에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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