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4월 24일 창간한 <씨네21>이 25주년을 맞은 사이, 영화계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25년이란 세월은 <씨네21>과 함께 태어났던 배우들이 주목받는 신인으로 호명되는 시기를 지나 어느덧 한 작품을 이끄는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마녀>(2018)를 이끈 김다미(1995년 4월 9일생)와 <미성년>(2019),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리즈에서 활약한 김혜준(1995년 5월 8일생)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이들이 걸어온 길의 의미를 충실히 짚을 필요가 있어서다. 김다미와 김혜준은 그간 매체에서 재현됐던 무해하고 대상화된 소녀 이미지를 벗어나 소녀들이 얼마나 복잡한 내면을 가진 존재인지를, 수만 가지 얼굴을 가진 군상이라는 점을 증명해왔다. 이는 앞으로 한국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건장한 남성들을 가뿐히 제압하고 “느리네? 넌 나한테 안돼” 라고 비웃는 초능력자(<마녀>)나 ‘대단한 남자’로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한 사람이 딴 여자와 키스할 기류가 감지되자 입술을 틀어막고 “디펜스!”를 외치는 스무살(<이태원 클라쓰>)을 우리는 전에 본 적이 없었다. 아빠의 외도를, 심지어 배다른 동생이 생길지 모른다는 것을 알아버린 <미성년>의 주리는 꼭 그 나이 대 아이 같으면서 정작 어른들은 다다르지 못한 길에 이르러 그만의 방식으로 죽은 아기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계집애로서 받은 수모를 직접 언급하며 극의 주도권을 가져갔던 <킹덤>은 말할 것도 없다. 김다미와 김혜준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우리가 이입할 수 있는 여성이면서 닿지 못한 영역에 씩씩하게 나아가고, 기꺼이 응원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같은 소속사라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는 김다미와 김혜준은 3개월 만에 만났다며 얼굴을 보자마자 그동안 못다 한 회포를 풀었다. 김다미는 두 사람의 생일과 <씨네21>의 창간일이 매우 근접하다는 말에 “영화 일을 하면서 많이 봤던 잡지와 같은 해에 태어났다고 하니 정말 신기하다”며 <씨네21>과의 인연을 언급했고, “아직도 <씨네21>에 내가 나오는 사실이 생경해서 조금이라도 나오면 전부 소장한다”는 김혜준은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한” 창간기념호의 의미가 정말 남다르다고 전했다. 한국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두 배우와의 매력 넘치는 대화를 옮긴다.
-두분이 함께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죠?
=김다미_ 누군가와 함께 화보를 찍은 것 자체가 처음이에요. 남자배우와 같이 촬영한 적도 없어요. 음…. 사실 살짝….
=김혜준_ 난 안 어색했는데?
=김다미_ 계속 웃음이 나긴 했지만. (웃음)
=김혜준_ 어색했다고 말할 줄 알고 선수쳤는데. 오늘 촬영 너무 재미있었어요!
-김다미 배우는 <마녀>로 2018년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김혜준 배우는 <미성년>으로 2019년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받았잖아요. 관계자가 말하길 다미씨가 수상 결과가 담긴 봉투를 확인하니 “<미성년> 김혜준”이라고 적혀 있어서 표정에 티를 내지 않으려고 꾹 참았다면서요.
=김다미_ 얼굴에 티가 날까봐 아무렇지 않은 척했죠. 기분이 너무너무 묘했던 거 같아요. 같은 회사였고 계속 봤던 친구가 상을 탄다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서 살짝 울먹거렸어요. 뭔가 더 해주고 싶었는데 제가 그런 걸 잘 못해서 아쉬웠어요.
=김혜준_ 진짜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다미가 제 이름을 부르니까 머리가 하얗게 된 거예요. 무대 올라가는 길도 못 찾았어요. 다미 얼굴을 보니까 갑자기 울컥하면서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어요. 그런데 수상소감을 해야 하니까 또 펑펑 울지는 못하겠더라고요.
-두 배우 모두 엄청 떨면서 준비한 소감을 침착하게 전하는, 할 얘기는 다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웃음)
=김다미_ 바로 무대 뒤편으로 내려가느라 혜준이가 수상 소감 하는 걸 제대로 듣지 못했어요. 나중에 축하해주려고 기다렸다가 사진도 같이 찍었어요. 말씀하신 게 맞아요. 저도 상 받을 때 엄청 떨었는데 할 얘기는 다 했어요!
=김혜준_ 죽었다 깨어나도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니까. 저는 다미가 지지난해에 상 받는 모습을 보면서 되게 부럽기도 하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소속사에, 내 친군데! 아는 사람이 상을 받으니까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근데 그다음해에 제가 받을 줄은 몰랐죠. 제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을 받으니까 배로 기쁘고 감동적이더라고요.
-앞으로 한국영화계를 짊어지고 갈 두 신인이 함께한 모습이 상징적이었습니다. 원래 알던 사이잖아요. 그동안 서로의 작품을 어떻게 봤는지 궁금해요.
=김다미_ 저는 처음에 혜준이를 봤을 때 저랑 되게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드라마 <킹덤>이나 <미성년>을 보면 이 친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눈에 보이거든요.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예요. 근데 바로 옆에 있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킹덤> 시즌2가 이제 막 나와서 아직 못 봤는데 빨리 보고 싶어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촬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인터뷰를 진행했다.-편집자)
-중전이 어마어마한 행동을 합니다. 오늘 인터뷰 중에 스포일러가 나올 수도있어요.
=김혜준_ (짓궂게) 안 봐서 스포일러 당하는 건 어쩔 수 없지! 사실 개인적으로 다미 같은 얼굴을 굉장히 좋아해요. 아, 너무 부끄럽다. 잠깐만 귀 막고 있어봐.
=김다미_ 잠깐 나갔다 와야 하나. 너무 어색하네요.
=김혜준_ 제가 진짜 예쁘다고 생각하는 얼굴이에요. 이미지도, 연기 스타일도, 평소 성격도, 제가 따라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꼭 작품을 같이해보고 싶어요.
-오늘 함께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했어요. 왜 이 둘을 같이 캐스팅하려는 제작자가 아직 없었지? (웃음) 둘이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다면 어떤 관계로 만나고 싶나요?
=김혜준_ 제가 다미보다 키는 10cm 작지만 힘은 더 세게 나오고 싶어요.
=김다미_ 브로맨스 말고 워맨스라는 게 있잖아요. 성격은 아예 다르지만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해가며 케미스트리가 돋보일 수 있는 그런 이야기?
=김혜준_ 다미가 사이 좋은 쪽으로 얘기했으니까 저는 나쁜 걸로 얘기할게요. (웃음) 완전 대립되는 관계라 서로 죽이려고 들면 어떨까요? 그런 것도 재밌을 거 같아요.
“ 캐릭터 설정이 ‘인싸’ 라서 공부도 많이 했고요”
-<이태원 클라쓰>에서 조이서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능숙하게 하고 박새로이(박서준)가 이런 건 처음 본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장면을 보고 현실에서는 두 배우의 성향이 정반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원래 다미씨는 SNS를 전혀 하지 않았잖아요.
=김다미_ <이태원 클라쓰>의 조이서 역할 때문에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어요. 캐릭터 설정이 ‘인싸’라서 공부도 많이 했고요.
=김혜준_ 하하. 궁금하다.
-저도 궁금해지네요. 다미씨가 공부한 ‘인싸’는 뭔가요?
=김다미_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사진 한장을 올릴 때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이는 사람들? (일동 폭소) 같이 다니는 스탭들이 한 사람당 50~100장씩 제 사진을 찍어줘요. 그러면 엄청 고민을 해서 그중 한 장만 올려요. 제가 셀카를 잘 못 찍거든요. 그래서 남들이 찍어주는걸로 많이 올렸어요. 재미있었어요. 제가 평상시에 해보지 못한 것들을 드라마를 통해 해본 느낌이랄까.
-혜준씨 인스타그램도 재밌잖아요. <킹덤> 시즌2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중궁전을 ‘남향’이라고 소개하고, 아기 포대기를 ‘내 고구마’라고 표현한 것도 재치있었어요.
=김혜준_ 평소에 친구들이랑 장난치는 걸 좋아해서 올린 건데,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갑자기 많이 못 올리겠더라고요. 지금 사진을 올리면 의식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요. 그래서 가끔 한장씩만…. 그리고 저는 성공의 기준이 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꼭 그런 집에 살겠다고 다짐했거든요. 사실 중궁전이 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썼어요. (웃음)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은 아무도 제 진짜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하더라고요. 겨울에 군고구마 챙기는 느낌으로 ‘내거야~!’라는 의미로 쓴 건데, 네…. 저만의 개그였죠. 붕어빵이라고쓸까도 생각했는데 그렇게 했으면 진짜 아무도 몰랐겠네요. (웃음)
-얘기를 나누다보니 두분이 학창 시절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김혜준_ 와, 저도 다미가 어땠는지 너무 궁금해요! 저는 여중·여고를 나와서 점심시간에 모여 그 또래 여자애들이 할 법한 수다를 떠는 학생이었는데.
=김다미_ 저는 요즘 성격이 많이 바뀐 거 같아요. 예전에는 조용하고 낯도 많이 가렸거든요. 그런데 <이태원 클라쓰>를 하면서 성격이 엄청 밝아졌어요. 원래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 빼고는 남 앞에 서는걸 잘 못했거든요. 그런데 점점 조이서의 성격이 조금씩 저에게 들어오더라고요.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이 너무 좋아서, 끝나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아쉽다며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다미씨가 어렸을 때부터 무라카미 하루키를 굉장히 좋아했다는 기사도 봤어요.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은 세 부류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장편을 좋아하는 사람, 단편을 좋아하는 사람,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 어느 쪽인가요?
=김다미_ 저는 장편요! 그중에서도 <태엽 감는 새>랑 <노르웨이의 숲>을 좋아합니다. 옛날 소설들이 더 좋더라고요. 하루키 작가는 현실과 과거라든지, 다른 세계에 있는 것들을 하나로 합쳐서 글을 쓰잖아요. 운명처럼 연결되고 이야기가 이어지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최근에 빠져 있는 게 무언지도 궁금해요. 평소의 김다미, 김혜준은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하고 말이죠.
=김혜준_ 영양제요. 비타민, 오메가3, 비오틴, 혈액순환 약 등등 세분화해서 좋다는 건 다 먹고 있습니다. 아침에 10알, 저녁에 5알 목구멍이 터져라 먹어요. 한꺼번에 먹으면 목에 걸릴까봐 무서워서 두번에 나눠서. (웃음) 어떤 효과가 있나 실험해보고 있어요. 사실 제가 특별히 어디에 빠져 있는 게 없어요. 올해 목표가 그거예요. 내가 쉴 때 제대로 쉴 수 있는 법을 찾자. 데뷔하고 제대로 휴식기를 가진 적이 없거든요. 막상 시간이 나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라요.
-김다미_ 저도 딱히 취미가 있는 편은 아니에요. 여기저기 조금씩 찔러보는 타입입니다. (웃음) 요새는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생겼어요. 카메라 뭐 있나 괜히 찾아보고, 필름카메라는 어떤 게 좋나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설득력있는 연기인지 매일 고민해요 ”
-두 배우의 과거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니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거나 필자들이 비슷하게 묘사한 게 많아요. 그런데 ‘평범함’이라는 카테고리에도 다양한 결이 있잖아요. 학창 시절 같은 반에 혜준씨 같은 친구도 다미씨 같은 친구도 있지만 결코 같지는 않았던 것처럼요.
=김혜준_ 평소 제 성격이나 말투나 이미지가 주변에 있을 법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해요. <미성년>의 주리가 평범한 소녀 같다고 이야기해주시는 것도 이 이유가 아닐까요. 작품을 보면서저런 사람이 진짜로 있을 것 같다는 공감대를 살리는 게 제가 잘해내야 하는 영역 중 하나가 아닐까 해요.
=김다미_ 는 어릴 때부터 뭔가 튀는 구석이 없었어요. 성적도 딱 중간이었고, 내성적이지도 외향적이지도 않고, 엄청난 시련 같은 것도 없었고요. 그래서 박훈정 감독님이 <마녀>에 저를 캐스팅하신 거 같아요. 그렇게 안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돌변했을 때 주는 느낌 때문에요.
-젊은 배우들, 특히 젊은 여자배우들이 가진 재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 자주 나오지 않는 것 같아 관객 입장에서 아쉬운 적이 많았어요. 그래서 <마녀> <미성년> <이태원 클라쓰> <킹덤> 같은 작품이 남다르게 다가왔죠. 의미 있는 작품마다 두 배우가 있었어요.
=김혜준_ 소녀가 액션을 하면서 한 영화의 서사를 끌고 가는 영화가 별로 없었잖아요. <마녀>가 잘된 것이 어떤 기회가 되면서 속편도 제작되는 걸 보며 무척 신기하고 반가웠어요.
=김다미_ 저도 요새 많이 느낀 게, 여자배우들이 주체적인 캐릭터로 나오는 작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거예요. 되게 좋은 흐름 같아요. 이렇게 여자배우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들이 앞으로 더 나오지 않을까요? 아마 다들 같은 마음일 거 같아요.
=김혜준_ 드라마 캐릭터들도 바뀌잖아요. <이태원 클라쓰>의 조이서를 보면, 여자주인공이 상대의 뺨을 때리죠. 물론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여성 캐릭터도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공격적인 모습을 숨기지 않아서 멋있게 느껴졌어요. <킹덤>의 중전도 기존 여성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제가 연기한 중전을 두고 ‘K-장녀의 한’이라고 표현한 것도 봤는데, 모두가 그 표현에 공감하더라고요. 그 사실이 좀 속상하기도 하고요. (웃음)
-두분 다 공개된 차기작이 있어요. 다미씨는 동명의 중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혜준씨는 <싱크홀> 촬영을 끝냈고 드라마 <십시일반>에 나올 예정이죠.
=김다미_ 남자들 사이의 감정과 여자들 사이의 감정은 좀 다른 거 같아요. 여자들끼리는 아는 감정이잖아요. 사랑이라고 말할 수도 우정이라고 말할 수도 없지만 뭔지는 알겠는 관계.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에서 이런 감정을 연기하면 되게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혜준_ 저도 원작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다미의 차기작이 진짜 기대돼요. 저는 <싱크홀>에서 김성균 선배님 회사에 갓 입사한 막내 인턴으로 나와요. 선배님 집에 집들이 갔다가 싱크홀에 휘말리죠. 드라마 <십시일반>은 유명 화가의 수백억 대 재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린 미스터리 추리극입니다. TV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은 게 처음이라 걱정도 돼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연 경험이있는 다미에게 많이 물어보려고 합니다. (웃음)
=김다미_ 영화와 드라마 현장이 많이 다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영화보다 현장이 빠르게 돌아가니까 그 안에서 연기하는 느낌도 달라지더라고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젊은 배우들이잖아요. 지금까지 매우 잘해오고 있던 터라 역으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다미_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이 감정이 맞는 걸까? 현장도 컨디션도 날마다 다르잖아요. 그때그때 오는 상황에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지금 중요하다고 느끼는 건, 캐릭터로서 몇 개월 동안 연기를 해야 하니까 휴식기에는 확실히 나를 돌아보고 나를 찾아야 한다는거예요. 앞만 보고 달려가기보다 채우며 가고 싶습니다.
=김혜준_ 다른 고민을 할 겨를이 없어요. 저 역시 늘 같은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어쨌든 연기에 발을 들였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없고, 잘하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지는데 해도해도 채워지지 않는 거 같아요. 자기검열을 할 시간도 필요해요. 객관성을 찾고 싶은데 사실 연기는 객관적이지 않은 거잖아요. 뭐가 더 설득력있는 연기인지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얼마나 떳떳할 수 있을까,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