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얼굴. 배우 안은진에 대한 호기심은 분위기를 쉽게 종잡을 수 없는 매력적인 첫인상부터 시작됐다. <라이프> <타인은 지옥이다> <킹덤> 시리즈, <검사내전> 등 출연하는 TV드라마가 잇따라 호평받으며 입소문과 신뢰도를 쌓아나간 안은진은, 올봄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존재감을 한뼘 더 키웠다. 20대부터 착실히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지난 2년간 쉴 틈 없이 TV드라마의 이력을 늘려온 그는 이제 “영화, 어떻게 해야 할 수 있을까요?” 하고 반짝이는 열성을 내비친다. 비갠 뒤, 유난히 맑은 5월 중순에 만난 이 배우의 화창한 미래를 전한다.
-오늘 의상은 본인이 직접 코디했다고. 어딘가 드라마의 연장선상 같은, 의사 선생님 분위기가 난다.
=하하, 옷을 잘 못 입는다고 놀림을 받는 편이니까 오늘은 신경 좀 써봤다.
-극중 추민하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아미’인데 밀레니얼 세대 배우인 안은진의 실제 취향도 궁금하다.
=아미는 아니지만 BTS의 칼군무를 좋아해서 유튜브로 퍼포먼스 비디오를 자주 찾아본다. (흉내내며) <불타오르네>의 댄스 브레이크 부분이 특히 좋다. 주로 여자 아이돌을 좋아해서 몰래 꾸준히 덕질도 한다. 최근엔 청하의 <Stay Tonight>를 자주 들었다. 1일 3스테이 투나이트는 필수다. (웃음)
-직접 만난 배우의 인상은 무척 부드럽고 차분한 데 반해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추민하는 밝고 똑 부러지는 이미지가 강하다.
=(조)정석 선배가 작품을 하면서 익준 캐릭터를 통해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는 말을 한 적 있는데 나도 비슷하다. 낯을 조금 가리는 편이지만, 촬영장에서 사람들이 나를 민하처럼 대해주니 거리낌없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겠더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감독님과 스탭분들, 그리고 막내 라인을 한없이 우쭈쭈 예뻐해준 선배님들 덕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10학번이다. 졸업 후 연극, 뮤지컬 무대를 강도높게 경험했는데.
=중고등학교 방송부를 하면서 내가 춤추고 노래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뮤지컬에 뜻을 굳혔다. 그렇게 학교에 입학해서, 구석에 조용히있는 ‘아싸’로 지내다가(웃음) 졸업 후 대학로에서 본격적으로 무대에 섰다. 교수님 권유로 극단 차이무 20주년 공연인 <꼬리솜 이야기>에 합류했을땐 부담감 때문에 많이도 울었다. 그때 전혜진, 김소진 두 선배가 더블로 출연했는데 두분을 보면서 매번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 수 있지?’ 하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킹덤>에선 분량은 적지만 비밀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역할이었다.
=시즌1에서는 남편인 무사 무영 역의 김상호 선배님과 마주할 기회가 없어서 상영회 때 코엑스에서 처음 뵀다. “제가 선배님 아내 역할입니다” 하면서 웃으며 인사드렸다. 시즌2에서 드디어 같이 촬영할 땐 만나자마자 아주 애틋하고 아련한 연기를 해야 했다.
-아직 영화 출연작은 없는데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나.
=옛날부터 전쟁, 역사극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를 담은 영화들에 끌린다. <화려한 휴가> <1987>처럼 뜨거운 시대 속 인물이 되어 에너지를 써보고 싶다.
-올해 서른이 됐다. 이런저런 고민과 변화의 나이로 자주 호출되는 때다.
=웰컴 투 서티!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일할 때 주변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힘든 적이 많았다. 나를 잘 어필하고 과시하는 성격도 못되어서 배우로서 고민도 있었고. 그런데 20대를 통과하고 나니 지혜가 쌓이고 또 어떤 부분은 무뎌지면서 나 자신을 조금씩 지킬 줄 알게 됐다.
-옹성우, 신예은 배우와 <경우의 수>에 출연한다.
=이번엔 아주 보통의 인물을 연기한다. 무채색의 느낌으로 외강내유형의 인물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보려 한다.
TV 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킹덤> 시즌2 2019 <검사내전> 2019 <타인은 지옥이다> 2019 <킹덤> 시즌1 2019 <국민 여러분> 2019 <빙의> 2018 <라이프> 2018 <숫자녀 계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