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스왈로우' 제18회 트라이베카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2020-06-30
글 : 남선우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전업주부 헌터(헤일리 베넷)는 임신 후 남편 리치(오스틴 스토웰)와 시부모의 축하를 받는다. 그러나 헌터에 대한 관심은 그때뿐이다. 가족들은 대화 중에 그를 무시하기 일쑤고, 헌터는 얼음을 깨먹으며 고독을 견딘다. 이후 시어머니가 건넨 책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라는 문구를 읽고 감화한 헌터는 구슬, 종이, 압정, 나사, 건전지 등 먹어서는 안되는 물건을 삼키는 일에 매혹된다. 이를 알게 된 리치와 시부모는 헌터에게 새로운 식단을 권하고 상담을 받게 하는 등 원래의 모습으로 그를 되돌리기 위해 힘쓰지만, 헌터는 가족의 눈을 피해 계속해서 음식이 아닌 것들을 혀 위에 올린다. <원스 어게인>의 제작과 공동 연출을 맡았던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 연출작인 <스왈로우>는 위태로운 충동에 휩싸인 인물이 뿜어내는 긴장으로 극을 채운다. 인물의 뒤틀린 행동이 고급스러운 대저택을 배경으로 어우러져 기묘한 에너지를 선사하는 초반부 연출이 매끄럽다. 인물간 권력 차가 씹기와 삼키기의 대비로 은유되는 지점도 흥미롭다. 하지만 인물이 겪는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 과거 사건이 헌터의 방황에 대한 변명 내지 불행의 원인으로만 제시되고, 어떠한 돌파구로 연결되지 못한 채 쉽게 무마되는 후반부 전개는 다소 의아함을 자아낸다. 제45회 도빌아메리칸영화제 특별상, 제23회 판타지아영화제 각본상, 감독상, 제18회 트라이베카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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