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AMPA)는 현지시각 6월 30일 신입회원 초청명단을 발표했다. 전세계 8천여명으로 알려진 아카데미 회원은 영화 제작에 기여한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신입회원을 초청한다. 백인, 남성,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비판을 꾸준히 들어왔던 아카데미는 2016년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OscarsSoWhite) 캠페인이 벌어진 뒤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본래 평생 유지되던 회원 자격을 10년으로 변경했으며 2020년까지 아카데미 회원 중 여성과 유색인종의 수를 두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영화인은 2015년부터 꾸준히 초청을 받아 임권택·이창동·박찬욱·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이병헌·하정우·배두나, 전정훈 촬영감독, 조상경 의상감독 등 약 40명이 현재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전세계 영화인을 대상으로 819명의 신입회원을 초청하는 이번 명단에는 <기생충>에 참여한 영화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배우 최우식·장혜진·박소담·조여정·이정은과 최세연 의상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정재일 음악감독, 이하준 미술감독, 최태영 음향감독 등 영화 스탭, 그리고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와 한진원 작가 등 12명은 이번 초청을 수락하면 올해부터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얻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이승준 감독, <겨울왕국> 등에 참여한 이현민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 등 한국 영화인들도 초청명단에 포함됐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은 이번 명단을 두고 “세계영화계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재능들을 받아들였다”고 자평했다. 그의 말처럼 올해 신입회원 초청명단은 여성이 45%, 유색인종이 36%, 외국인이 49%를 차지하며 적극적인 변화를 선보였다. 다양성이 반영된 신입회원들의 참여가 향후 아카데미 시상식의 색깔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