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기린제작사 / 감독 임선애 / 출연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 김중기, 김태훈, 장성윤 / 배급 엣나인필름 / 개봉 8월 26일
세간의 시선이 나를 멋대로 결정해버릴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69세>는 피해자로서 보호받지 못한 한 인간이 부당한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걸어나가기까지, 그 지난한 과정을 그린 영화다. 69살 효정(예수정)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29살의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효정은 오랜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지만 단지 나이 든 여성이란 이유로 주변으로부터 치매환자로 매도당하고, 법원마저 나이 차이를 근거로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이에 효정은 피해자가 더 숨죽여야 하는 부당한 현실에 단호히 맞서기로 결심한다. <69세>는 편견이 차별로 이어지는 과정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장편 데뷔작에서 예민한 주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 본 임선애 감독의 용기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으로 응답받았다. 베테랑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 위에 효정 역을 맡은 예수정 배우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염치와 상식이 희미해져가는시대, 시의적절하게 도착한 용감하고 사려 깊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