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큐리오사' 인물들의 은밀한 욕망과 미묘한 감정 변화를 관능적이고 감각적으로 그려낸 영화
2020-08-04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19세기 파리, 시인 피에르(니엘스 슈나이더)와 마리(노에미 멜랑)는 사랑하는 사이지만, 마리는 부모의 뜻에 따라 피에르의 부유한 친구 앙리(벤자민 라베른헤)와 결혼을 하게 된다. 충격을 받은 피에르는 알제리로 떠나버리고, 마리 또한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시간이 흘러 피에르가 파리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마리는 그를 찾아가지만, 피에르의 곁에는 그가 알제리에서 데려온 매력적인 여인 조흐라(카멜리아 조르다나)가 있다. 피에르가 사진작가로서 남긴 작품들을 훑어본 마리는 그에게 자신의 사진도 찍어달라 요청한다. 서로를 잊지 못했던 두 사람은 전보다 더 깊은 사이가 된다. 한편 마리의 남편 앙리가 피에르와 마리 사이를 눈치채게 되고, 세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얄궂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프랑스의 루 주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큐리오사>는 인물들의 은밀한 욕망과 미묘한 감정 변화를 관능적이고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영화의 제목인 ‘큐리오사’(curiosa)는 ‘외설적인 물건이나 책, 사진’ 등을 뜻하는 단어로, 영화의 소재와 분위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단어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피에르 루이와 마리 드 레니에의 실제 사진과 편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전반적으로 다소 헐거운 짜임새가 아쉬우나,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에서 열연했던 노에미 멜랑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매력과 개성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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