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오케이 마담' 박일현 미술감독 - 현실과 낭만의 변주
2020-08-10
글 : 배동미
사진 : 오계옥

<공작>의 북한 김일성 주석궁과 <검사외전>의 교도소를 만든 박일현 미술감독이 새롭게 도전한 영화적 공간은 비행기다. 이는 미영(엄정화) 가족이 하와이행 비행기 안에서 겪는 소동을 다룬 코믹 액션영화 <오케이 마담>의 주요 무대다. 항공학과 실습실을 둘러보았으나 부족하다고 판단한 박일현 미술감독은 보잉777의 부품을 사와 실제 비행기와 똑같은 세트를 제작했다. 복고와 빈티지를 키워드 삼아 ‘에어 하와이’의 로고를 디자인하고, 승무원 캐릭터에게 빨간 유니폼을 입혔다.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복고적”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90년대의 느낌이 났으면 했고 영화미술적으로는 경쾌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한다. 미영 가족은 그의 말대로 마치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시절처럼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느낌 속에서 하와이 여행을 떠난다”. 영화 배경의 70~80%가 비행기 내부라면 나머지는 미영이 살아가는 아파트다. “시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생활하는 그 나이대 서민의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집 안에 아이와 관련된 것밖에 없는” 모습으로 꾸몄다.

실존적이지만 낭만적이고 영화적인 구석이 있는 박일현 미술감독의 미술. 그가 생각하는 영화미술이란 마치 줄타기와 같다. “관객의 장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배제할 수는 없다. 미술감독은 그런 익숙함을 내버려두면서 약간의 변주를 해서 새로움을 준다. 그 줄타기가 잘되면 관객은 새로운 걸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럴 수 있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20년가까이 활동하고 있는 그가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드라큘라> <속 드라큘라> 시리즈였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고종사촌 누나의 손에 이끌려 극장을 찾은 7살의 그는 ‘영화가 되게 신기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20대 때에는 레오스 카락스와 뤽 베송의 영화들을 보고 열광했고, 현재 그가 운영하는 ‘뉴이미지’라는 회사명은 그가 좋아했던 영화사조 누벨 이마주에서 따왔다. <쉬리> <박하사탕> 같은 굵직굵직한 한국영화에서 미술감독을 맡은 그가 꼽는 기억에 남는 작품은 <킬리만자로>다. “영화미술의 과정을 밟지 않은 세대”였기 때문에 “스스로도 원칙을 잡아나가는게 무척 중요”했던 30대 초반, <킬리만자로>의 오승욱 감독을 만나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덕분에 박일현 감독은 자신만의 방향성을 정립해나갈 수 있었다.

That's it

반려견 당근이

“일할 때는 영화적 세계에만 빠져서 산다. 3살 된 잭 러셀 테리어 당근이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Filmography

2019 <오케이 마담> 2018 <스윙키즈> 2017 <공작> 2016 <고산자, 대동여지도> 2016 <마스터> 2015 <검사외전> 2015 <히말라야> 2014 <허삼관> 2014 <군도: 민란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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