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현장형 교육을 통해 제너럴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한다
2020-09-16
글 : 이나경 (객원기자)
사진 : 백종헌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이 부재하고, 예술과 산업의 근간을 파악할 수 없다면, 영화 제작에 대한 기본 이해를 넓히기에 분명한 제약이 따른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인문사회 기초 능력 함양’은 필수적인 소양이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이를 첫 번째 교육목표로 내세운다. 한편의 영화는 시나리오, 연출, 촬영, 제작, 연기 등 모든 분야가 연계된 종합예술이다. 맡은 분야에만 전문성을 가지기보다 열정과 개성을 무기로, 제너럴 스페셜리스트를 지향하는 숭실대학교는 ‘융합적 비주얼 스토리텔링 능력 배양’에도 힘쓴다. 또한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와 비주얼 스토리텔링의 정점에 있는 영화산업의 제작 환경에 발맞춰 ‘미래 지향적 영화 제작 패러다임 선도’를 세 번째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영화 제작 마인드 함양’을 빼놓을 수 없다. 숭실대학교 역시 국내뿐아니라 전세계적인 영화산업의 흐름을 이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영화인 배출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 전례 없는 한 학기를 보내고 방학을 맞은 캠퍼스. 마스크를 끼고, 손 소독제 사용까지 잊지 않은 채 촬영 장비를 정리하던 영화예술전공 학생 몇몇을 만날 수 있었다. 17학번 배미현 학생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실무를 배우는 데 제약이 없는 게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차분히 이야기를 전했다. “전체 학생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받는다. 또한 연출과 연기를 구분 짓지 않고, 모든 파트의 역할을 할 수 있게 장려하는 분위기다. 다른 파트의 업무도 해보면서 영화라는 예술이 가진 특징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그의 말은 융합적 스토리텔러를 지향하는 숭실대학교의 교육목표와도 맞닿아 있었다. “입시를 준비하며, 영화과는 딱 한곳에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오직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만 바라봤다”는 19학번 김다빈 학생은 실습 커리큘럼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학교는 실제 제작 현장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교수님들도 모두 현장 출신이어서 현장 업무 진행의 방향성을 제시해주시기도 하고, 영화 만들 때의 태도에 관해 상세히 알려주시기도 한다”며 학교 자랑을 이어가기도 했다.

학생들의 입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현장’과 ‘실무’. 숭실대학교가 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은 교수진의 면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이자 연출자인 최익환 교수가 영화예술전공의 시작부터 중심을 잡고 있으며, <안시성> <내 깡패 같은 애인> 등을 연출한 김광식 교수가 합류했다. 외에도 <승리호>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의 조성희 감독,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윙키즈> 등에 출연한 오정세 배우, <더 테러 라이브>의 전려경 프로듀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7년의 밤> 등의 안은미 제작자, <기생충>의 해외 영업 총괄을 담당한 김성은 전 CJ E&M 해외영업부 부장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현장 연계성에 무게를 둔 강사진이 학생들과 만난다.

이러한 지지하에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한국영화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전세계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선보이는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19학번 김민주 학생의 <성인식>이 공식 초청된 것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16학번 정인혁 학생이 연출한 <틴더시대 사랑>이 <기생충>과 <설국열차>의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과 해외 배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외에도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대구단편영화제 등에 매해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졸업생 및 재학생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신설된 지 6년차인 학과답게 최신 시설과 첨단 장비 또한 갖춰져 있다. 학기와 방학 구분 없이 사전 신청을 통해 스튜디오, 편집실, 시사실, ADR룸 등 다양한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상업영화 현장에서 실제 사용되는알렉사 미니와 캐논 C500 카메라 모두 촬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학생들로 이루어진 기술부가 매 학기 장비 교육을 실행하고, 시험을 통과한 인원에게 장비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제도를 운용하며 전문적인 장비 활용에도 신경 쓰고 있다.

INTERVIEW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최익환 교수 - 결국 중요한 건 현장 실무 감각이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만의 실기 고사가 다른 학교에서는 접근하지 않는 특이한 방식이라 들었다.

=1단계는 3장의 이미지를 보고 엮은 뒤 1분 내외로 한 장면을 연기하는 것이다. 주어진 이미지는 일종의 단서이자 자극이다. 그에 따른 학생들의 평소 생각을 확인하고 싶다. 2단계가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미리 4명의 연기자가 준비되어 있다. 수험생이 즉석에서 연기 상대와 대본을 뽑게 된다. 누구랑 어떤 대본으로 연기할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심사위원들이 조건을 바꿔가며 동일한 연기를 여러 차례 시켜본다. 이 학생이 얼마나 유연하고 개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실기 고사에서부터 실제 현장을 떠올리게 만든다.

-학생들이 지양했으면 하는 태도나 지향했으면 하는 방향이 있다면.

=다 갖춰진 조경물을 데리고 오려는 게 아니라 원목을 보고자한다. 그러니 기술을 과하게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학교에 들어와서 처음부터 배워도 괜찮으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영화예술전공만의 강점을 꼽아달라.

=크리틱 수업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크리틱 수업은 3명의 교수진이 함께 참여하여 영화 제작의 전 공정을 학생들과 함께한다. 우리는 학과가 참견을 참 많이 한다. (웃음) 일종의 ‘좋은 참견’이다. 작품 선정에서부터 마지막까지 전반을 함께한다. 크리틱 수업에 학과의 모든 인원이 동시에 투입된다.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가 제공되고, 이탈자가 없어야한다. (비주얼 스토리텔링은) 매주 주제를 정하고 카메라 없는 실제 공간에서 연기하는 걸 모든 학생이 지켜본 다음 토론하는 방식이다. 연기와 스토리에 대해, 추후 어떤 형태로 장면을 구현할지에 대한 열띤 토론 후 연기와 연출의 경계를 허문다. 물론 힘들겠지만 이런 수업을 반복하면 결국 성장할 수밖에 없다.

학과 및 전형소개

2015년에 신설된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내러티브 중심의 현장형 교육을 지향한다.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중심으로 영화 제작이라는 현실적인 교육을 실행하는 데 목적을 둔다. 광장식 교육, 현장형 교육, 통합형 교육은 학과가 가장 크게 가치를 두고 있는 지점이자 학과를 대표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인문학적 깊이를 갖춘 비주얼 스토리텔링 실습, 교수진들이 다방면으로 참여하는 팀티칭 제작 교육, 산학협력을 통한 기업의 필요를 파악하는교육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탄탄한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크리틱(Critique) 수업을 비롯해 이야기 발상법, 감각과 감정, 비주얼 스토리텔링 워크숍, 캐릭터와 사건무대실습, 영화예술전공 장비 교육 등의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의 정원 38명 중 16명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1단계에서는 실기(연기) 60%, 학생부 교과 40%(국어·영어 각 35%, 수학·사회 각 15%)를 합해 3배수만큼 선발한다. 실기 고사의 경우 본교 지정 연기로 3장의 이미지 카드로 이야기를 만들어 한 장면을 1분 내외로 연기하는 것을 평가한다. 1단계 실기 고사는 2020년 10월 27일(화)에서 30일(금) 사이로, 1차 합격자 발표는 11월 6일(금)로 예정되어 있다. 2단계는 11월 10일(화)과 11일(수) 양일로 계획되어 있으며, 실기(연기) 80%와 학생부 교과 20%를 종합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때 8분 내의 시간이 주어지며 학교에서 준비한 상황을 연기해야 한다. 별도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기 고사 대기 관련 안내 및 유의사항 등은 숭실대학교 입학처(iphak.ss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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