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200억원대의 대작 <승리호>의 스펙터클을 모니터로 처음 만나게 될까. 지난 4월 한국영화 최초로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에 직행한 <사냥의 시간>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관객수가 저점을 유지 중인 상황에서, 흥행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제작비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OTT와 계약하는 선택지가 부상한 것이다. 이처럼 넷플릭스행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국내 개봉예정작은 <콜>(감독 이충현, 배급 NEW),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 배급 NEW), <차인표>(감독 김동규,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승리호>(감독 조성희, 배급 메리크리스마스) 등이 있다. 그러나 해당 배급사 관계자들은 모두 “논의가 진행 중일 뿐 결정된 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차인표>를 배급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팀의 홍보 담당자는 “영화 개봉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 말하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당초 3월 개봉을 결정짓고 홍보 활동을 이어온 <콜>은 비슷한 시기에 개봉일을 잡았으나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침입자> <결백> 등이 6월 이후 극장을 찾은 것과 달리 현재까지 개봉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대신 이충현 감독은 지난 10월 5일 <콜>을 제작한 용필름과 삼성이 협력해 만든 단편 <하트어택>을 왓챠에 공개했다. <승리호>는 여름 시장과 추석 대목을 차례로 노렸다가 개봉을 잠정 연기했으며, 5월부터 IP를 활용한 웹툰을 카카오페이지에 업로드했다. <낙원의 밤>과 <차인표>의 경우 2020년 개봉을 알린 전례는 없다. <낙원의 밤>은 지난 9월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프리미어 상영을 가졌고, <차인표>는 배우 차인표가 그 자신을 연기하는 코미디영화다. 한편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월 최저점을 찍은 총관객수 및 매출액은 5월에서 8월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뤘으나, 9월에 다시 전월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