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속 안티고네가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오이디푸스의 딸인 안티고네는 소포클레스의 희곡에서 왕명을 어기고 조국의 배신자로 몰린 오빠의 장례를 치르다 자신 또한 궁지에 몰린다.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이민자 사회에 가해지는 폭력에 맞서는 노력으로 현대판 <안티고네>를 계획했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을 배경으로 어느 모슬렘 가족을 그리는 <안티고네>에서 주인공은 억울하게 수감될 위기에 처한 오빠를 대신해 감옥에 들어가기로 한다. 가난한 난민 가족이 테러범의 자리에 놓이고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동안 경찰과 사법 제도는 비정하기만 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SNS로 언론의 관심을 얻고 또래 집단의 호응을 얻어내는 안티고네의 모습이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에 쾌감을 불어넣는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1997년생 배우 나에마 리치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차세대 배우의 출현을 확신케 한다.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캐나다 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