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금지 조치로 인해 제작 30여년 만에 개봉한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영상자료원의 공식 상영을 요청받으면서 다시 빛을 본 두 작품, 단편 <칸트씨의 발표회>(1987)와 장편 <황무지>(1988)가 연작 형태로 엮여 새롭게 태어났다. <칸트씨의 발표회>는 사진작가인 주인공이 칸트라는 이름의 행방불명자를 추적하면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었던 남자의 슬픔을 헤아리는 과정을 담는다.
<황무지 5월의 고해>는 광주 진압 중 어린 소녀를 살해한 공수부대원의 양심선언을 따라간다. <세계영화기행> <장동건의 백 투 더 북스> 등 방송다큐멘터리와 자전적 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딜쿠샤>(2016)로 주목받은 김태영 감독의 영화로, 그의 표현대로 “전자는 피해자의 시점을, 후자는 가해자의 시점을 담고 있기에” 짝을 이뤄서 볼 때 그 의미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