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호주에 정착한 3명의 터키 이주민이 있다. 터키 아이스크림 장수 메멧(알리 아타이), 낙타 쇼맨 알리(에르칸 콜칵 코스텐딜) 그리고 사탕 장수 살림. 오스만제국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이들은 마을에서 한순간에 적이 돼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메멧과 알리는 고향으로 돌아가 전쟁에 가담하자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영국 부대에서 나온 웨인 대위(윌 소프)가 이들의 계획을 저지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갈리폴리로 향하는 연합군의 기차를 멈출 계획을 수립한다.
<터키쉬 아이스크림>은 전쟁으로 한순간에 적이 된 호주 속 터키인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영화다. 극중 인물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 메멧의 말을 알리가 주로 통역하는데, 그 과정에서 오역이 발생하며 웃음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영화는 마냥 코미디만 펼쳐내진 않는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전쟁이 빚어낸 비극의 농도가 짙어진다. 희비극의 중첩으로 짙어진 페이소스를 관객에게 주는 인물은 메멧이다. 그는 호주를 떠나려 할 때 운명처럼 마리아란 한 여인을 만난다. 마리아는 청각장애가 있어 말을 하지 못했다. 메멧 역시 영어를 못했다. 영화는 이들의 소통 불가능한 조건을 통해 오히려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아이러니를 만들어낸다. <터키쉬 아이스크림>은 한국전쟁을 그린 <아일라>를 만든 잔 울카이 감독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