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오로르 클레망)의 생일날, 장성한 네 자녀가 모인다.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이들 가족은 저마다 고민과 걱정을 안고 있다. 맏이 장 피에르(장 폴 루브)는 회사에서 영업 이사로 재직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과거 연극 무대에서 함께했던 옛사랑 헬레나(엘자 질버스테인)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고 지난날을 돌이켜본다. 40살에 첫아이를 갖게 된 쥘리에트(앨리스 태그리오니)는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글쓰기에 매진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마티유(벤자민 라베른헤)는 직장 동료를 짝사랑 중이다. 사진작가 마고(카밀 로)는 특별한 사진을 찍으며 예술가로서의 열정을 키워나간다. 네 자녀가 다시 모인 어느 날, 가족 사이에서 일어난 말다툼은 누군가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고, 이후 이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프랑스 작가 안나 가발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누군가와의 해후 혹은 누군가의 부재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전반부에서 일상 속 상념에 잠겨 있는 인물들의 얼굴을 건조하게 비추며 울적한 긴장감을 극대화하다 결정적 순간에 충격적인 장면을 가감 없이 담아내며 감정을 폭발시킨다. 결과적으로 삶의 회한과 치유를 다루는 범상한 가족 멜로드라마 이상의 성취가 엿보이진 않지만 장 폴 루브의 눈빛만큼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