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효율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정은(유다인)은 7년간 근무했던 회사에서 하청 업체로 파견 명령을 받는다. 어떻게든 1년을 버텨 원청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하청업체 직원들은 좀체 그를 동료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원청에서도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그를 내쫓을 생각뿐이다.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정은에게 현장 동료 ‘막내’(오정세)가 유일하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고용 불안의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경제 논리로 직원의 가치를 판단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작품이다. <혜화, 동> <속물들> 등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 유다인 배우가 정은 역을, <극한직업> <동백꽃 필 무렵> 등에서 활약한 오정세 배우가 막내 역을 맡았다. 두 인물이 주고받는 배려가 영화에 온기를 불어넣는 몇 안되는 순간들이다. <복수의 길> <소년 감독>을 연출한 이태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오정세 배우가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