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차별과 편견, 동물권에 대한 메시지를 뭉근하게 전달하는 경쾌한 애니메이션
2020-12-22
글 : 김태호 (객원기자)

어둠 속 달빛이 산란하는 시간, 낮에는 인간 세상에 섞여 살지만 밤이 되면 세상을 구하러 다니는 늑대인간들이 출동한다. 주인공 프레디(손선영)는 아버지이자 늑대인간의 우두머리인 플래시아트(이승행)를 8살에 잃고, 슬픔을 뒤로한 채 늑대로 변신할 날만을 기다린다. 마침내 14살의 밤을 맞은 프레디, 고대하던 카리스마 늑대로 탈바꿈하나 싶었는데 그만 푸들이 되고 말았다.

늑대인간 무리는 푸들에게 우두머리를 맡길 수 없다며 배척하고 프레디는 리더의 자질을 입증하기 위해 잃어버린 가문의 보물을 찾아 나선다. 익숙하지 않은 몸으로 모험을 시작한 프레디에게 개의 눈높이로 마주하는 세상은 낯설고 무섭기만 하다. 다행히 유기견 배티(원에스더)가 나타나면서 프레디는 다양한 존재와 화합하는 법을 배운다.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의 이야기 줄기는 익숙하다. 본래 아버지의 것이었던 왕좌를 아들이 쟁취한다는 이야기는 수많은 선례가 있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영화는 낯익은 이야기에 세심한 교훈을 덧붙이며, 강인한 늑대가 전부인 줄 알았던 프레디가 푸들의 몸으로 세상을 헤엄치며 한뼘씩 성장하는 모습을 담는다. 동물들의 빠른 질주와 리드미컬한 사운드트랙이 조화를 이루어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대사 곳곳에 자리 잡은 유머가 명랑함을 더한다. 차별과 편견, 동물권에 대한 메시지를 뭉근하게 전달하는 경쾌한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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