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두유노클럽’이라는 농담이 있었다. 외국인을 만날 때 해외에 이름을 알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대며 “Do you know OOO?”라고 물으면서 그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된 자조적인 표현이었는데, 나중엔 ‘두유노클럽’에 가입할 한국인이 너무 많아지는 바람에 사진 한장에 50명 넘는 사람이 등장하는 데 이르렀다.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두유노클럽’에는 봉준호 감독과 오스카 트로피 사진이 가장 크게 합성돼 있다.
이 변화는 두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해외에서 유명세를 탄 한국인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오스카 수상 정도는 되어야 비중에 무게를 둘 만큼 기존의 한류 현상을 다시 서술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올해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홈> 등의 드라마가 글로벌 OTT를 통해 아시아권을 뛰어넘어 유럽·아메리카 등지에서까지 인기를 얻었고,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으며, BTS가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K팝, 나아가 팝의 역사를 다시 썼다.
<씨네21>은 2020년을 ‘신한류’의 분기점으로 판단해 이 흐름이 예전의 한류와 어떻게 다른지, 그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특집을 준비했다. BTS의 세계관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어떤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 기사와 신한류로 해외에 진출한 한국 창작자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한국영화, 한국 감독에 대한 사랑 고백이 담긴 영국 감독 에드거 라이트(<뜨거운 녀석들> <베이비 드라이버>)의 에세이와 일본 영화인이 본 <사랑의 불시착> 일본 내 열풍에 대한 글은 ‘신한류’의 현재를 체감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