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 밸런타인데이에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들
2021-01-12
글 : 오진우 (평론가)

우체국 직원인 샤오치(이패유)는 경찰서에 들어가 실종 신고를 한다. 그녀가 잃어버린 것은 ‘밸런타인데이’. 그날 샤오치는 공원에서 우연히 봤던 남자와 함께 보낼 참이었다. 집에 돌아온 샤오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라디오를 듣는다. 그러다 갑자기 정전이 되고 어둠 속에서 자신을 도마뱀이라 소개하는 한 노인이 등장한다. 그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 단서를 제공한다. 그중에서 한 열쇠에 적힌 ‘038’이란 숫자가 낯익다. 매일같이 우체국에 왔던 괴짜 타이(유관정)가 보낸 편지에 적혀 있던 숫자다. 샤오치는 타이가 남긴 흔적을 밟아가며 바닷가에 다다른다.

<마이 미씽 발렌타인>은 밸런타인데이에 일어난 미스터리한 일을 두개의 시점으로 바라본다. 우선 샤오치의 시점으로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후에 같은 일을 타이의 시점에서 다시 바라보며 재치 있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두 사람에겐 밸런타인데이를 기점으로 하루라는 시차가 발생한다. 영화는 시차로 발생한 공백을 채우는 플롯을 전개하며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담아낸다. 영화의 독창적인 부분은 타이의 시선에 멈춰버린 세상이다. 단 하루지만 1초 느리게 사는 타이에겐 자신을 가로막았던 시간이란 장벽이 없어진다. 그곳에서 그는 1초 빠르게 사는 샤오치를 발견하고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시작한다. 중화권 3대 영화상 중 하나인 제57회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장편영화상을 포함한 총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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