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귀여운 남자' 방 네개짜리 아파트에 입주를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
2021-01-12
글 : 홍은애 (영화평론가)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코딩 교육 영업소를 운영 중인 소심하고 지질한 이혼남 기성(신민재). 그의 유일한 꿈은 하루빨리 방이 4개인 큰 평수의 아파트에서 예전의 가족이 다시 모여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에겐 동창과 재혼한 전 부인(황정윤), 엄마와 함께 사는 맹랑한 고등학생 딸(홍하나임), 사고만 치는 아버지(박현상)가 있다. 가족을 되찾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기성이 귀엽다고 호감을 보이는 은행 직원 일영(이진리)이 나타나면서 기성의 마음이 흔들린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사채업자를 피해 행방을 감추고, 기성은 빚 독촉을 받는다. 과연 기성은 그의 소원대로 가족과 함께 무사히 방 네개짜리 넓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까?

<귀여운 남자>는 광각렌즈를 부착한 2대의 아이폰7+로 촬영된 작품으로 단편영화 <8월의 일요일들>(2003), <비만가족>(2007)을 연출한 김정욱 감독의 장편영화다. <극한직업>(2018)의 이병헌 감독이 초창기에 쓴 시나리오가 원작인 이 영화엔 이병헌 감독의 <스물>(2014), <바람 바람 바람>(2018), <극한직업> 이 세 영화의 설정들이 다 담겨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어정쩡한 상황을 보여주고, 멜로와 코미디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코믹한 설정은 많으나 제대로 맘 편하게 웃을 수 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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