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더 시크릿' 과거의 가해자를 닮은 그 남자의 정체는
2021-01-19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1959년 미국, 남편 루이스(크리스 메시나), 아들 패트릭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마야(누미 라파스)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상처가 있다. 전쟁 중 나치 친위대에 끔찍한 폭행을 당했으며, 여동생까지 잃었던 것. 어느 날, 아들과 놀러 간 공원에서 어떤 남자(조엘 킨나만)의 휘파람 소리를 듣게 된 마야는 참혹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다. 이윽고 마야는 그 남자를 납치해 지하실에 가두고 심문한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이 독일 출신이 아닌 스위스 출신이고, 마야가 착각하는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한다. 마야는 남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루이스는 마야와 남자의 상반된 주장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베들레헴>(2013), <오퍼레이티브>(2019) 등의 스릴러영화를 연출한 이스라엘 감독 유발 애들러의 신작이다. 과거의 상처로 고통받던 주인공이 우연히 마주친 가해자를 납치하여 자백을 받아내려 한다는 이 영화의 설정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 <죽음과 소녀>(1990)와 그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로만 폴란스키 영화 <진실>(1994)을 떠올리게 하는데, 만듦새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네명의 등장인물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나름의 긴장감을 쌓아나가지만, 트라우마와 복수를 소재로 한 심리극으로서는 역부족이다. 누미 라파스, 조엘 킨나만 등의 주연배우들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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