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독립 영화인들의 고민과 현실 그리고 이들의 작업을 그려낸 청춘영화
2021-01-26
글 : 김성훈

민규(은해성)는 가난한 독립 영화인이다. 고지서가 쌓였고, 오래 사용해 고장이 잦은 카메라를 보면서 영화 일을 접을까 진지하게 고민하지만 상규(장준휘), 태인(김지나) 등 선배 감독들이 부를 때마다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으로 달려나간다. 한나(오하늬)는 어머니와 함께 캐나다로 피겨스케이팅 유학을 갔다가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일로 생긴 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에 집을 나왔고, 해외 입양 문제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에 통역으로 참여하면서 민규를 만난다. 주희(이서윤)는 어릴 때 프랑스로 입양됐다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국인 한국을 찾은 여성이다. 태인이 연출하는 다큐멘터리에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고, 민규, 한나 등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친모를 찾아나선다.

이인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다큐멘터리를 찍는 독립 영화인들의 고민과 현실 그리고 이들의 작업을 그려낸 청춘영화다.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 해외 입양, 실향민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문제를 접점 삼아 세 청춘의 사연을 번갈아가며 펼쳐낸다. 민규, 한나, 주희는 각기 다른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상황임에도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연대하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불안보다는 작은 희망을 더 보여주는 청춘영화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2019년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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