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제로>는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를 먹고 자란 거대 불괴물에 맞선 슈퍼 대디 히어로물이다. 한준수 박사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을 위한 세기의 음료, 스트레스 킬러를 개발한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도심 곳곳에 불괴물이 나타나고 대한민국 전역이 혼란에 빠진다. 불괴물의 습격으로 직장을 잃은 짱돌은 친구인 고박사, 타조와 함께 스트레스 킬러를 모방한 스트레스 제로를 판매하는데, 뜻밖에 스트레스 제로가 불괴물을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스트레스 제로>는 횟집에서 탈출하려는 물고기의 이야기 <파닥파닥>(2012)으로 독특하고 예리한 상상력을 선보였던 이대희 감독의 신작이다. <파닥파닥>이 어른의 눈높이에 어울리는 작품이었던 데 반해 <스트레스 제로>는 좀더 친숙하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스트레스로 인해 괴물이 나타나고 이를 물리친다는 건 단순한 설정이지만 40대 아저씨 3인방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 아빠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은 기발하다.
특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사회에서 이를 타도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활약이라는 점이 공감 포인트다. 단순한 구성이지만 이를 구현한 작화나 액션 장면의 완성도는 상당하다. 무엇보다 상암 하늘공원 등 친숙한 서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추격전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공감 가는 메시지를 쉽고 친근하게 풀어낸, 남녀노소 모두 무난하게 즐길 만한 가족 애니메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