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무성한 아칸소의 어느 벌판에 바퀴 달린 집이 덩그러니 서 있다. 이곳에서 제이콥(스티븐 연)은 농장을 일궈 멋지게 성공할 꿈을 꾼다. 하지만 모니카(한예리)는 가족들의 불편은 외면한 채 꿈을 좇는 남편에게 동조할 수 없다. 결국 부부는 한국에 있는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를 미국으로 부른다. 외할머니의 등장은 가족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특히 할머니와 한방을 써야 하는 어린 손자 데이빗(앨런 김)은 눈앞의 상황이 영 마땅치 않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인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구체적이면서 보편적인 이야기가 주는 묵직한 힘, 아름다운 순간과 위트가 필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훌륭한 앙상블이 어우러진 영화다. 제36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시작으로 미국영화협회와 시상식에서 60관왕을 차지했다. 배우 윤여정은 이 작품으로 20개가 넘는 배우상을 받았다.